금순이가 낳은 여섯마리 아기고양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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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순이가 낳은 여섯 마리 아기고양이는...

   

전원고양이 중 소냥시대 다섯 마리 고양이를

제 어미보다 더 아끼고 돌보며 젖까지 먹여 키웠던

할머니 고양이 금순이가 얼마 전 새끼를 낳았다.

아침에 전원주택 할머니가 현관문을 열고 나오자

현관 앞에 금순이가 낳은 세 마리의 아기고양이가 있더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아기고양이를 살펴보니

눈도 못 뜨고 죽어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새끼들보다 몸집이 크더라구요. 저렇게 큰 놈들을 낳았으니 얼마나 아팠을꼬.”

어쩐지 새벽녘에 금순이가 그렇게 울더라는 것이다.

할머니는 눈도 못뜬 녀석들을 안아다

집 앞 소나무밭에 묻어주었다고 한다.

 

 

지난 금요일이었다.

내가 전원주택에 들르자 할머니는 금순이의 배를 쓰다듬으며 이 말을 전했다.

금순이는 들마루에 올라앉아

새끼를 낳은 뒤를 하염없이 핥았다.

아직도 그곳에는 약간의 피가 묻어 있었다.

 

 

한참 뒤를 핥아대던 금순이는

내가 사료를 가져온 것을 보고는 그 아픈 몸으로 발라당까지 하는 거였다.

평소에도 발라당을 잘 하는 녀석이었지만,

그 아픈 몸으로도 사료를 갖다 줘서 고맙다며

인사를 하는 거였다.

그러고는 씩씩하게 들마루에서 내려와

내가 부어준 사료도 한참이나 먹는 거였다.

 

 

그건 마치 많이 먹고 힘내야지, 하는 어떤 다짐처럼 보였다.

사료를 다 먹은 금순이는 그 아픈 몸으로

자신이 예뻐하는 손주들을 한 마리씩 찾아다니며 일일이 그루밍까지 해주었다.

“그래 이쁜 녀석들! 이제 나한텐 너희들밖에 없구나!"

속으로 그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금순이에게 몸조리 잘하라는 말을 남기고 전원주택을 돌아나왔다.

 

 

그런데 어제 전원주택에 들렀다가

금순이의 뒷이야기를 전해들었다.

하루를 걸러 이튿날 금순이는 또 한 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녀석 또한 숨이 멎어 있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그 다음 날 두 마리의 새끼를 더 낳았지만,

역시 눈도 떼지 못한 채 죽어서 태어났다는 것이다.

 

 

죽어서 태어난 고양이 여섯 마리.

뱃속에서 이미 무지개다리를 건넌 고양이 여섯 마리.

이미 죽은 고양이는 어쩔 수가 없고,

산 고양이는 살아야 겠기에 금순이는 어제도

누구보다 열심히 사료를 먹었드랬다.

꾸역꾸역 목이 메어도 아무 말없이 한참이나 사료를 삼켰드랬다.

그래 금순아! 오래오래 굳세어라 금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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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하라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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