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는 물 어디서 구할까

|

길고양이 어디서 구할까


길고양이는 마실 물을 어디서 어떻게 해결할까요?

길고양이도 동물이니 당연히 물을 마셔야 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고양이가 더럽다고 여기지만,
고양이만큼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동물도 드물 것입니다.
고양이가 마시는 물도 그러합니다.
고양이도 사람처럼 신선한 물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죠.
주택가 골목이나 길거리에서 신선한 물을 어디서 구할 수 있겠습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냥이가 저 비좁은 물통의 테두리로 체조선수처럼 뛰어올라 균형을 잡고 물을 마시고 있다.

나는 여러 번 길고양이가 물을 마시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어느 날 나는 그냥이가 텃밭의 커다란 고무 함지에 고인 빗물을 먹기 위해
높이가 1.5미터는 돼 보이고,
둘레의 두께가 고작해야 3~4센티미터밖에는 안되는
고무 함지의 테두리로 정확하게 뛰어올라 균형을 잡고
물을 마시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냥이 가족은 비닐에 얼어붙은 얼음이 녹기 시작하자 거의 혀로 얼음을 녹여가며 물을 마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균형감각이었습니다.
그건 마치 체조선수가 평행봉의 한쪽 봉 위로 뛰어올라
두 다리로 균형을 잡는 것보다 어려운 동작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어쨌든 녀석은 그 좁도 둥그런 테두리에 뛰어올라
한참이나 물을 마시고 내려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희봉이가 거리에 쌓인 눈이 녹기 시작하자 눈 녹은 물로 목을 축이고 있다.

자칫하면 물통 속에 빠져 큰일을 치를 수도 있었지만,
그냥이는 담대하게 그 일을 성공시켰습니다.
사실 길고양이는 마실 물을 얻기 위해 위험한 행동도 서슴지 않습니다.
가령 어떤 녀석은 공중화장실로 몰래 잠입해 변기에 고인 물을 먹기도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희봉이가 텃밭의 저장통에 고인 오래된 물을 마시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길고양이는
땅의 우묵한 곳이나 사람들이 버린 그릇 등에 고인 물을 먹고 삽니다.
얼마 전 얌이와 멍이가 집밖에 내놓은
스티로폼 상자에 고인 빗물을 먹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얌이와 멍이가 누군가 내놓은 스티로폼 상자 속에 고인 빗물을 마시고 있다.

올해 초에는 희봉이와 깜냥이가 눈이 녹기 시작하자
골목에서 눈 녹은 물로 목을 축이는 것도 보았고,
며칠 전 그냥이네 가족이 텃밭의 비닐에 얼어붙은 얼음이 녹기 시작하자
옹기종기 모여 얼음 녹은 물을 마시는 것도 보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랑이 새끼가 화물차에서 떨어진 눈 녹은 물을 혀로 핥아먹고 있다.

심지어 그냥이와 까만코 녀석은
혀로 거의 얼음을 녹여가며 눈물겹게 갈증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놀이터 인근에 사는 노랑이 새끼들은
누군가 우유통을 반으로 잘라 만든 물통에다 따라준 신선한 물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녀석들을 위해 누군가 일부러 만들어준 물통인 듯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누군가 우유곽으로 만들어 길고양이 앞에 내놓은 물통.

사실 길고양이는 먹을 것이 없는 만큼 마실 물도 부족합니다.
가끔은 오염된 물을 먹고 병에 걸리는 길고양이도 있고,
물을 마시지 못해 탈진하는 길고양이도 있습니다.
모든 게 얼어붙는 겨울이면
길고양이의 식수 문제는 더욱 어려워집니다.
천상 눈이나 얼음이 녹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도리가 없죠.
이래저래 길고양이에게 겨울은 시련의 계절입니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