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길의 미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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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의 복된 오솔길




길고양이야말로 진정한 길의 미식가이다.
그들의 감식안은 종종 가지 못하는 길마저
가는 길로 만들곤 한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나는
고양이 한 마리와 마주쳤다.
복된 영역으로 이어진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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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주인이 있을 리 없건만,
녀석은 그 길의 소유권을 주장하듯
길 한가운데 앉아서 ‘당신은 이 길을 지나갈 권리가 없소!’ 하고 있었다.
고양이 때문에 길을 돌아가야 한다면,
돌아가야 한다.
나는 그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다른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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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추수가 늦은 논다랑이로 이어진 잡초 우거진 고샅이었다.
그러나 그곳에도 이미
길을 음미하는 두 마리의 고양이가 산책중이었다.
인간과 자동차가 다니는 대로를 벗어나면
언제든 그들의 길을 만날 수 있다.
그 길은 때때로 적막하지만 언제나 격정적이다.


* 한잎의 고양이:: http://gurum.tistory.com/

Trackback 0 And Comment 5
  1. 영광의일빠 2010.11.01 12:35 address edit & del reply

    삼생의 영광입니다...

  2. nameh 2010.11.01 13:38 address edit & del reply

    죄지은것처럼 숨고 피해다녀야만 하는
    여기 도심 주택들 사이의 고양이들과 참 대조적인 그림이네요..
    그래도 막상 처음보는 사람도 피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내 앞에서 주는 사료를 먹는 녀석들을 만나면
    또 도리어 얼마나 걱정이 앞서는지... 차라리 사람 피하는 녀석들을 보며 안도하는 맘이니...
    겨울이 오는데, 어디 이 세상 안전한 곳에, 잠시 쉬어라도 갈 스티로폼박스 쉼터라도 만들어주고 싶건만
    그냥 생각속에서나 하는 생각이고... 녀석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고, 강할거라고 자위하네요..
    겨울을 좋아하는데.. 길위에서 사는 생명들이 가슴으로 들어오고부터는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뿐이네요..

  3. Favicon of https://bloping.tistory.com BlogIcon 새라새 2010.11.01 15: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길고양이라지만 자신들만의 자유가 있어 보이는것 같네요^^

  4. 오기 2010.11.01 17:28 address edit & del reply

    글과 사진이 뜨끈 합니다
    글치요....
    인간에게만 허락된 길이 아니지요
    골목, 먹이를 구하던 고양이와 마주쳤을때 미안해져선
    조용히 되돌아가던 사람들이라면 알 수 있는 마음 ... 뜨끈뜨끈 합니다

  5. 손화숙 2010.11.02 09:33 address edit & del reply

    진정 허락되지 않는 길 같아요..
    그들만의 영역을 존중해 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