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눈칫밥

|

길고양이 눈칫밥



먹고 살기 참 힘듭니다.
어쩌다 이 랭씨네 집과 인연이 돼 하루 한번 사료 급식을 받고 있지만,
이건 뭐 눈칫밥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도 내가 이 동네 킹왕짱인데,
먹고 살려니 어쩔 수가 없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굴욕이 없네...내가 그래도 이 동네 킹왕짱인데...테라스 아래서 눈치 보며 밥 먹어야 하는겨?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에는 테라스에 사료 그릇이 놓여 있어도
랭보 랭이 눈치 보느라 맘 편히 먹을 수도 없습니다.
이 녀석들 어찌나 까칠한지,
게다가 저번에 랭씨네 집사랑 발도장까지 찍고 약속한 게 있어서...
내가 테라스에 올라와 녀석들에게 반갑다고 아웅, 하고 인사하면
이 자식들 혼비백산, 기겁을 하고 놀라서 도망을 치니
나의 이 매력적인 목소리를 함부로 뽐낼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쟤가 이 동네 짱이래. 아휴, 무서워서 어디 구경이나 하겠냐...

그리하야 오늘은 참으로 굴욕적으로
테라스 아래서 테라스 위에 놓인 사료를 하나씩 씹어먹는데,
히야, 참 옛날 생각 납디다.
지난날 날품팔이 하면서 눈물 젖은 빵을 씹던 시절...
하긴 요즘 애들이 어디 그런 고생을 아나.
뭐 어쨌든 눈칫밥이라는 게 먹는 냥이 입장에선 속 편할 리가 없는 법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쫌...밥 먹을 땐, 그냥 좀 두쇼...

랭씨네 아저씨 밥 한 그릇 주면서 어찌나 생색을 내는지,
저번에는 봉숭아꽃 앞에다 사료 그릇을 갖다 놓더니
밥 먹는 나를 자꾸만 찰칵찰칵 찍어대는 거예요.
내가 동물원 원숭이도 아니고,
참나, 내가 그때 참 배가 고프지만 않았어도
카메라 배터리를 확 빼버리는건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은 사료를 또 여기다 놔 뒀네...이건 보물찾기도 아니고, 나참....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 요즘에는 왜 그렇게 사료 그릇을 여기 저기 놓아두는지 참,
딴에는 개미가 꼬여 사료 놓는 곳을 돌아가면서 놓는다고 하는데,
개미가 꼬이든 말든, 그 사료 내가 먹지 지가 먹나.
냥이 헷갈리게...
뭐 그래도 이래저래 지난 7개월 랭씨네 집에서 급식을 해준 덕택에
사는 데는 걱정이 없습니다만,
어디 냥이가 밥만 먹고 삽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더 추워지기 전에 털난로라도 한 마리 빨리 마련해얄텐데...

뭐 가끔 TV도 보고, 정서적인 풍요를 위해 명상도 해야 하고,
옆구리 시리기 전에 털난로도 한 마리 마련해야 하고...
햇볕 따뜻한 곳에서 몸단장도 좀 해야 하는데,
눈칫밥 먹는 처지에 어디 그런 게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눈칫밥일지언정 양만 많이 주세요.
가끔 고기 반찬도 내주시고...

* 희봉이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http://gurum.tistory.com/
Trackback 0 And Comment 18
  1. 산유화 2009.09.22 10:47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진과 글이 넘 재미있어요 ㅋㅋ 저는 귀여운 앵무새 엄마이지만 동물들은 다 사랑스러워요..이쁜글 잘보고갑니다

  2. 마냥 2009.09.22 11:18 address edit & del reply

    털난로 한마리...
    파란 대문집 이쁜이를 꼬셔보아랑 바람아

  3. 월영인 2009.09.22 12:31 address edit & del reply

    바람이는 천상 고양이외다.

  4. 짱구 2009.09.22 12:33 address edit & del reply

    ㅋㅋㅋㅋㅋ 첫번째 사진 너무 웃기게 나왔내요 배아프다 ㅋㅋ 모델값을 줬으니 모델값을 해달라 이런게 아닌가요? ㅋㅋㅋ

  5.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09.09.22 13: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크.. 오늘도 멋진 고양이의 세계로...^^

  6. 새벽이언니 2009.09.22 13:23 address edit & del reply

    개인적으로 고양이 뒤통수를 무쟈게 좋아하는데 말이죠~
    저녀석들 뒤통수~
    아으~
    새벽아 보고싶어 ㅠ
    (뻘소리 작렬;;)

  7. 어신려울 2009.09.22 15:53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가 아주 잘생겼어요..
    길고양이 인것 같지는 않은데..

  8.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9.22 17:38 address edit & del reply

    걍 나갈라고 했는데 넘 욱겨서 ㅎㅎ 실실 눈치보는 바람이 모습이 아주 굿입니다..
    맨 위에사진 짱이예요 테라스 바닥하고 녹색 나뭇잎하고 기막혀
    봉숭아꽃도 넘 기막히네요.. 사진이 참 아까울정도예요
    집에서 있는 녀석들은 순진만하고 저런애들은 밖에 내다놓으면 밥도 못 먹을겨..
    랭씨네 집사가 하도 사진을 찍으니까 완전 익숙해졌군요. 찍든말든.. ㅋ
    아.. 진짜루 욱겼어~ ㅋ

  9. 톰과 아쟁이 2009.09.22 18:48 address edit & del reply

    바람이ㅎㅎ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바람이와 소주한잔 하면서 거나하게 대화한번 해봤으면 싶습니다. ㅎㅎ

  10. 익명 2009.09.22 20:1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Favicon of http://kyung6425hanmail.net BlogIcon 나비 2009.09.22 20:21 address edit & del reply

    바람이의 저 뚜~우한 표정이 좋으네요~녀석..^^
    이젠 좀 상냥한 표정을 지어도 좋으련만..
    털난로 없어도 괜찮으니 구름아저씨 옆에만 꼭 붙어서 겨울 나거라..^^^^

  12.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9.22 21:59 address edit & del reply

    집에서 사는 뇨석들 친구 불쌍히 여겨 밥이라도 편히 먹게 해주지..ㅎㅎ 질투하나봐용. 계속그러네요. 저번 글에도 이러도닝
    그래도 맘씨 좋은 분 만나서... 참 다행인것 같아요...

    이제 가을 겨울 되는데.. 녀석들이 사이좋았으면 좋겠어요. ^^

  13. 곱자 2009.09.23 00:31 address edit & del reply

    아우~ 바람이는 아무리 봐도 참 잘 생겼어요 ㅋㅋㅋ
    바람아 이제 조그만 더 다가오렴

  14. 오기 2009.09.23 00:58 address edit & del reply

    바람이 훈묘인데 애잔해 보이네요
    정식 입양 하시면....호노로로아ㅓㅇ라ㅓ라어리ㅏ머ㅏㅇ........=3=3 텨텨

  15. 미리내 2009.09.23 01:12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요 달리님..개미가 꼬여도 그밥 바람이가 먹는데 지장 없다니 양도 더 늘려주시고 ㅋㅋㅋ 오늘처럼 비록 진국 다빠진 고기지만 그래도 가끔 챙겨주세요

  16. 비글엄마 2009.09.23 19:46 address edit & del reply

    아...참 예쁘다..
    봉숭아 꽃 밑의 고양이 사진 정말 맘에 듭니다.

  17. 쩡엄마 2009.09.23 21:22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집마당에도 냥이두마리 사는데요 조금 넓은그릇에 물을 조금 담고 그안에 사료그릇 넣어 주세요
    그럼 개미가 못들어가요

  18. 2009.09.24 03:18 address edit & del reply

    바람이 녀석 발을 한번 꾹꾹 눌러 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