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자전거 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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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길고양이


동네 연립주택 골목에 누군가 버린
폐자전거가 여러 대 놓여 있다.
길고양이 멍이는 가끔 자전거 골목까지 원정 와서
자전거를 타곤 한다.

길고양이가 자전거를 탄다고?
그렇다 분명 자전거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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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멍이가 안장도 없고, 펑크가 난 자전거를 타고 있다. 자전거 뒷바퀴에 네 다리로 교묘하게 균형을 유지하면서...

멍이는 어디서 봤는지,
자전거 바퀴가 굴러다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해서 녀석은 처음에 바퀴를 굴려보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바퀴가 꿈쩍도 않자(펑크가 난 데다 묶어 있으니 움직일 리가 있나)
이번에는 자전거 페달을 돌리려고 애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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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바퀴가 안돌아가네!" 멍이와 얌이가 자전거 바퀴를 돌려보려고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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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어디서 보았는지,
녀석은 페달을 돌려야 자전거가 굴러간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이 녀석들 가만 보면 생각보다 꽤 똑똑하다.
이쪽 페달이 돌아가지 않으니
저쪽 페달을 또 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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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담, 페달을 돌려볼까! 이상하다, 돌아가야 되는데...." 멍이가 이쪽 저쪽 페달을 돌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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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얼굴로 돌리면 안될까나!" 얌이도 페달 돌리기에 합세했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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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돌아가지 않자
얌이와 둘이서 박자를 맞춰 페달을 돌려본다.
누군가 묶어놓은 자전거 페달이 돌아갈 리가 없다.
하는 수 없이 멍이는 자전거 뒷바퀴를 잡고 바퀴 위로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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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는 게 어딨어. 이렇게 걍 올라타면 되지!" 멍이가 자전거 뒷바퀴에 올라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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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그 좁은 바퀴에 네 발로 균형을 잡고
한껏 달리는 자전거에 올라탄 시늉을 해본다.
자전거 안장을 찾아보아도 안장이 보이지 않자
바퀴에 올라타 그럴듯한 바이커 흉내를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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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달려, 달려!!!!" 멍이가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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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도 자전거를 탄다.
다만 길고양이가 자전거를 타는 방법은
사람이 타는 방식과는 좀 다를 뿐이다.
그래도 멍이는 신이 나서 한참이나 자전거를 타고 냥냥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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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사람 목소리다. 일단 튀어야지!" 골목에서 사람의 헛기침 소리가 들리자 자전거에서 뛰어내리는 멍이. "그럼 난 사람도 아니냐?"

그러다 골목 끝에서 누군가의 헛기침 소리가 나자
"튀어!" 하면서
재빨리 바퀴에서 뛰어내려와 골목 밖으로 사라진다.
멍이와 얌이가 이곳 자전거 골목에서 이따금
사람들 몰래 자전거를 탄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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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이는 종종 이곳에 와서 사람들 몰래 자전거를 타곤 한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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