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길에 나뒹구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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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길나뒹구는 고양이

 

 

가을이 깊어 전원주택에도 우수수

낙엽이 집니다.

앞마당에는 느티나무 낙엽과 목련잎과 단풍잎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고양이들은 낙엽이 지는 오후에

하나 둘 뒤란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이 녀석들 어디를 가나, 뒤를 쫓아가 보니,

전원주택 뒤란길로 하나 둘 모여듭니다.

먼저 온 고양이는 볕이 드는 앞자리에 앉아

그루밍을 합니다.

 

 

 

또다른 고양이 한 마리도 그 옆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가을볕에 고른 털을 말립니다.

전원주택 뒤란은 온통 낙엽길입니다.

느티나무잎과 단풍잎은 물론이고

산에서 떨어진 가랑잎도 수북히 쌓여갑니다.

뒤란길 저쪽에서는 공연히 낙엽을 밟으며 걷는 고양이도 있습니다.

 

 

 

낙엽 위에 다소곳이 앉아서

사색에 잠긴 고양이도 있습니다.

앞쪽에 나앉은, 이번 가을이 생의 첫 번째 가을인

어린 녀석들은 낙엽을 깔고 앉아

장난을 치기 시작합니다.

 

 

 

투닥투닥 고양이 장난치는 소리가 산그늘에 내려앉습니다.

뒤쪽에서 사색을 즐기며 낙엽길을 산책하던

고양이도 사색을 접고 느닷없는 장난 속으로 합류합니다.

운치 넘치는 낙엽길이 갑자기 난장판이 됩니다.

서로 밀치고, 올라타고, 물고 넘어지다보니

몸에는 여기저기 낙엽이 붙어서

영락없는 가을고양이입니다.

 

 

 

장난이 장난을 불러서 뒤란의 낙엽길은 한동안

고양이의 장난으로 소란합니다.

묘생을 좀 살아본 늙은 고양이는

장난치는 어린 고양이들 사이로 와 장난을 멈추려 해보지만,

도리어 장난을 거는 어린 고양이들의 장난에

맥없이 무너져 함께 난장판 속으로 뛰어듭니다.

 

 

 

 

낙엽이 진 뒤란길에서 나뒹구는 고양이들!

거의 숨을 할딱거릴 상태가 되어서야 녀석들은

장난을 멈추고 숨을 고릅니다.

장난이 지나쳐 지쳐 잠든 고양이도 있습니다.

그 넓은 곳 다 놔두고

녀석들은 왜 하필 이곳 낙엽길에 와서

장난을 치고, 다시 잠잠해져서는 여기저기 널브러져 낮잠을 자는 걸까요?

 

 

 

낙엽이 지면 고양이도 센티멘털해지는 모양입니다.

센티멘털하게 앉아 있는 고양이와 낙엽길은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시간이 흘러 내가 발길을 돌릴 무렵에도

녀석들은 여전히 그곳에 남아 가을을 즐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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