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불에서 잠든 고양이들
가을이 깊어서
전원주택 마당에는 느티나무와 목련, 감나무와 단풍나무가
일제히 낙엽을 떨구고 있다.
마당에는 떨어진 낙엽으로 가득하다.
하루는 전원주택에 들렀는데,
할머니가 떨어진 낙엽을 쓸어모아 낙엽더미를 만들어놓았다.
그런데 이 낙엽더미를 차지하고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엎드려 있다.
고양이들에게는 이것이 푹신하고 따뜻한 낙엽이불이나 다름없었다.
낙엽침대, 낙엽담요.
밥을 먹고 난 뒤에도
녀석들은 이곳으로 몰려와 낙엽더미를 뒤로 하고
그루밍을 하거나 장난을 쳤다.
그러고는 어김없이 낙엽이불 위로 올라가
식빵을 굽는다.
따뜻한 낙엽의 온기 위에서 녀석들은 하나 둘
스르르 눈이 감긴다.
할머니는 고양이가 낙엽더미에 거의 살다시피 하는 모습을 보고는
“아이고 녀석들! 인제 저걸 치워야 되는데...
좀 더 놔둬야 겠구만!” 하신다.
오늘도 전원고양이들은 낙엽이불 위에서
곤한 낮잠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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