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럼틀 타는 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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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틀 타는 길고양이


길고양이가 미끄럼틀을 탄다고?
딱한번 길고양이가 미끄럼을 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건 아주 짧은 순간이었는데,
미끄럼틀에 올라온 길고양이 멍이가 미끄럼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었다.

서둘러 카메라를 돌려 절반 이상 미끄럼을 타고 내려간
멍이를 겨우 나는 두컷 정도 찍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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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멍이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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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이랬다.
담장 위에서 놀고 있는 멍이와 얌이의 사진을 위에서 찍으려고
나는 미끄럼틀 꼭대기에 올라가 있었다.
그런데 멍이 녀석이 담장에서 내려오더니 갑자기
미끄럼틀 철계단을 뛰어올라오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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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틀 철계단을 타고 오르다 잠시 앉아 있는 멍이.

뒤를 이어 얌이 녀석도 철계단을 한 계단씩 밟고 올라왔다.
그러나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는듯
얌이는 마치 ‘저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요’ 하는 표정으로 중간에서
계단을 잡고 숨을 고르더니 겨우 꼭대기까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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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틀 계단에 앉아 이쪽을 바라보는 멍이.
 
갑자기 미끄럼틀 꼭대기는 나와 멍이와 얌이가 다 올라와
북적이는 공간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잠시 후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나는 미끄럼틀 꼭대기에 올라온 녀석들의 사진을 찍으려고
이리저리 카메라를 돌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멍이 녀석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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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틀 철계단을 올라오는 얌이. 중간쯤에 이르러 '저 고소공포증 있어요' 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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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내리고 살펴보니 멍이는 벌써
미끄럼틀을 절반쯤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었다.
아마도 녀석은 좁은 공간에서 내 발길을 피하려다가
저도 모르게 미끄럼틀로 미끄러졌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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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틀 꼭대기에 다 올라온 얌이와 멍이.

멍이 자신도 놀라고 당황스러웠는지 미끄럼틀에서 아등바등거렸다.
잠시 미끄럼틀에 발톱 긁히는 소리가
꼭 칠판에 분필 긁히는 소리처럼 들려왔다.
순식간에 꼭대기에서 밑바닥까지 내려온 멍이는 잠시
멍하게 지금 벌어진 상황을 그려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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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미끄럼틀에 앉아 있는 멍이.

이 상황을 지켜본 얌이는 얌체처럼 철계단을 타고 천천히 내려가
멍이에게로 다가갔다.
멍이에게는 놀랍고도 심장 뛰는 경험이었겠지만,
나는 그런 상황에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혼자서 한참을 웃었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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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1111 2008.11.15 11:34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게요 얌이와 멍이,좀 멍하니 어리버리하죠.. 저도 나막통아님과 같은생각...
    희봉이와 깜냥이는 매우 영리해보였는데... 참 희봉이와 깜냥이 요즘 어케지내는지 궁금합니다 델리님!

  3. Favicon of http://blog.daum.net/hyunphoto BlogIcon hyun 2008.11.15 14:58 address edit & del reply

    미끄럼틀 타는 고양이라니 재미있네요.
    이젠 고양이의 생활 습관까지 다 아시지 안을지..
    수고하셨습니다.

  4. Favicon of http://lhea.tistory.com BlogIcon 레아루카레 2008.11.15 18: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길냥이인데 도망다니지않는듯하네요~~~

  5. 피오나 2008.11.19 08:28 address edit & del reply

    아~ 귀여워요~
    얼떨결에 미끄럼도 타고..
    얼마나 놀랬는지 마징가귀가 됐네요..ㅋㅋ

  6. Favicon of http://daumtop.tistory.com BlogIcon TISTORY 운영 2008.11.22 21: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티스토리 입니다^^
    회원님의 포스트가 현재 다음 첫화면 카페.블로그 영역에 보여지고 있습니다. 카페.블로그 영역은 다음 첫화면에서 스크롤을 조금만 내리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님께서 작성해 주신 유익하고 재미있는 포스트를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다음 첫화면에 소개 하게 되었으니, 혹시 노출에 문제가 있으시다면 tistoryblog@hanmail.net 메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티스토리와 함께 회원님의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7. Favicon of http://cyworld.com/alohakittygirl01 BlogIcon 이쁘니 2008.11.22 21:36 address edit & del reply

    넘 귀여워요!!!!!!!!!! >.< 이쁜 냥이들 사진 잘 보고가요 ^^*

  8. 써니 2008.11.22 21:51 address edit & del reply

    항상 와서 눈팅하고 가는 사람입니다. 볼때마다 넘 사랑스럽고 한편으로 마음 아프고 슬프네요. 저도 가끔 길냥이에게 먹을거리를 나눠주고 또한 길냥이들을 거두고 있는... 사랑스런 냥이 넷과 같이 사는 사람이거든요. ^^
    얌이 멍이 모두 건강하고 무사히 겨울을 나길... 그리고 대한민국 길거리의 모든 생명들이 행복할수 있길.. 최소한 해코지 당하지 않길 빌어봅니다.
    따스한 사진들 정말 감사합니다. 소리없이 보고가지만 감사의 마음 알아주시기를...

  9. white 2008.11.22 23:09 address edit & del reply

    연이은 냥이 시리즈군요.. ^^; 잘 보고 갑니다!!!

  10. 기무치 2008.11.23 01:45 address edit & del reply

    길고양이는 태어난곳을 죽을때가지 안떠나는 법이죠... 또 고양이처럼 모성애가 강한 동물들도 없습니다..선진국으로 갈수록 고양이를 더 키우는 법인데 버려지는 고양이들이 많다는게 안타가울 다름입니다... 그리고 어미 고양이는 데게 먹이때문에 약한새끼들은 포기하고 강한놈 한두마리만 키웁니다..나머지약 한놈들은 죽거나 스스로 살아갑니다.. 이녀석들은 ...저도 고양이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라.. 자주 들르겠습니다..

  11. 냥이숙녀 2008.11.23 03:35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들이 님을 피하지 안나바여. 신기하네여. 콧수염 기른 고양이 멍이 디게 재미잇게 생겻네여

  12. 세일러문 2008.11.23 11:04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정말 신기한 경험이였겠네요ㅋㅋ우리 사랑스러운 길고양이들...볼때마다 안타까운 맘 뿐이지만
    고양이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으로써 좋은사진 글 항상 감사합니다.

  13. ㅋㅋㅋ 2008.11.23 13:48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놀이터 지나가다가 길고양이가 미끄럼틀 타는 거 봤어요 ㅋㅋ
    한 번 타고나서 재밌는지 다시 계단 올라가서 또 타더라구요 ㅋㅋㅋ

  14. 코코야... 2008.11.23 14:08 address edit & del reply

    멍이가 작년에 집나간 울집 코코랑 똑같이 생겼다...
    코코야..보고싶다.. 집으로 돌아오너라. 흐흐흑ㅠ.ㅠ

  15. 렌디행복비쥬 2008.11.23 19:4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길냥이 구해서 기르고 있어요...^^ 그런데 얌이... 턱시도 입었는데... 보통 턱시도 입은 애들이랑 좀 다르게 뒷다리 부분이 하얀 색이네요... 저 그거 보고 앗, 턱시도 입었는데 바지는 안 입었네...라고 생각했다는...ㅠ_ㅠㅋㅋㅋㅋ 얌이, 곰돌이 푸우처럼 약간 변태 같아요... 하하하하!! 전 강아지 두마리, 고양이 한 마리(그리고 임보로 곧 오게 될 강아지 한 마리 더^^;;)랑 같이 사는데 한 마리 빼고 다 유기 동물이었답니다... 동물 많이 키운다고 구박 좀 받을 때도 있는데, 정말 이 애들이 어찌나 사랑스럽고 위안이 되는지 안 키워보신 분들은 모르실 거예요...^^

  16. 2008.11.23 23:18 address edit & del reply

    대게 귀엽네요,ㅎ

  17. 사랑스러워요 2008.11.24 08:37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 키우고 있는데요.`~ 너무 이쁩니다.~ 이 아이들 좋은 집사 만나서 이쁜 사랑 받으면서~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18. sue 2008.11.24 09:32 address edit & del reply

    아 길고냥이들과 친하신가봐요. 전 겨우 먹이줄때만 친한척하는 길냥이 녀석이랑 안면텃는데~ 계단오르다가 힘들다는 표정, 미끄러져서 난처한 표정 너무 귀엽습니다^^ 저도 울 동네 나비(?)랑 얼릉 더 친해져서 같이 놀고 싶네요 ㅋ

  19. 행복하세요~ 2008.11.24 11:21 address edit & del reply

    전에 '꼭잡이'의 글로 처음 님의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랑이 많으신 분이시네요. 저도 아파트 화단에 살고있는 길냥이에게 사료 준 지 5개월쯤 되는 사람입니다.
    남의 눈치땜에 항상 오밤중에 몰래 주어야 한다는 사실이 참 가슴아파요.
    처음 쪼매난 새끼냥이가 제 사료 먹고 이젠 다 큰 성묘가 되었답니다.
    이 추운 날....온도까지는 제가 조절 불능이니 배라고 고프지 않고 제 때 끼니 먹어서 아프지 않고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얀 고양이는 울 동네 새끼냥이랑 정말 많이 닮았네요.
    앞으로도 님의 사진과 글들 기대하겠습니다.
    감사드리고, 님도 추운 계절 감기 조심하세요.

  20. 2009.01.17 16:01 address edit & del reply

    수고하시네요 , 고양이를위하시는모습 아름답습니다^^.

  21. 유기동물책임입양해요 2013.01.24 23:31 address edit & del reply

    호- 이런 귀한 순간들을 보게 해주신 구름과 연어님,고맙습니다. 계단 올라오는 모습과 구름과 연어님,멍이와 얌이 셋이 미끄럼틀 작은 꼭대기에서 복작이는 모습.. 상상되고 몹시 부럽네요. 눈이 호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