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헤의 오래된 '여자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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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헤의 오래된 ‘여자들만의 마을’




오래 전 벨기에 헨트에 있는 여자들만의 마을, 비헤인호프(Begijnhof)를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다. 헨트 시가지 서북쪽 프로베니에르 거리에 위치한 이곳의 비헤인호프는 사방이 성과 같은 벽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벨기에에서도 비헤인호프의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손꼽힌다. 여자들만의 마을, 비헤인호프는 헨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브뤼헤에도 비헤인호프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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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헤의 '여자들만의 마을' 비헤인호프로 가는 길(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브뤼헤의 비헤인호프 풍경(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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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트에 있는 비헤인호프에 비해 규모는 약간 작지만, 브뤼헤(Bruge)에 있는 비헤인호프(1245년) 또한 옛 원형이 제대로 남은 곳이다. 살바토르 성당 남쪽에 위치한 브뤼헤의 비헤인호프는 헨트와 달리 이제 수녀들의 거주지가 되었지만, 옛날의 기운은 여전히 곳곳에 깃들어 있다. 이 곳의 집들은 대부분 순결을 상징하는 흰 벽돌집(헨트의 집들은 붉은벽돌집-이것을 투우사의 색깔로 부른다-과 흰벽돌집이 뒤섞여 있다)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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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헤의 '여자 마을' 비헤인호프는 이제 수녀들만의 거주지가 되었다. 이곳은 늘 비헤인호프를 구경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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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앞 정원은 잘 가꾼 나무들이 우거져 안개가 자욱한 아침이면 운치가 그만이다. 브뤼헤 비헤인호프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지형지세에 있다. 이곳은 신성불가침구역답게 사방에 수로가 빙 둘러싸고 있다. 도심으로 흘러드는 수로와 외곽으로 빠지는 수로도 이 곳의 호수에서 교차한다. 비헤인호프 앞의 호수는 일명 ‘사랑의 호수’라 불리는데, 호수에는 언제나 우아한 몸짓을 자랑하는 백조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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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 바라본 비헤인호프(위)와 사랑의 호수에서 바라본 비헤인호프(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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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플랑드르 지역에 남아 있는 비헤인호프는 헨트(Ghent)를 비롯해 브뤼헤와 안트베르펜, 리르, 디스트 등 모두 12곳에서 볼 수 있는데, 1998년 12월 2일 유네스코는 이 12곳의 비헤인호프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비헤인호프는 일종의 수도원 보호소로서, 주로 과부(전사한 군인의 부녀자들)나 보호자가 없거나 순결을 맹세한 소녀들, 수녀들이 주로 살던 ‘여자들만의 마을’을 가리킨다. 만일 벨기에에서 중세적인 분위기를 만나고 싶다면, 비헤인호프를 그냥 지나쳐서는 곤란하다. 그곳에는 여전히 신성불가침의 경건함이 가득하고, ‘플랑드르’의 옛빛이 그윽하다.

*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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