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풍경 고콜과 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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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풍경 고콜과 화티 아세요?


삼척 대이리 너와집의 고콜. 마치 생김새가 사람의 코처럼 생겨 '코굴'이라고도 한다. 난방용 벽난로와 방안을 밝히는 조명 노릇을 동시에 한다.


과거 너와집과 굴피집과 같은 산중 화전민 가옥에서 흔히 만날 수 있었던 것으로 ‘고콜’이라는 것이 있었다. 고콜이란 한마디로 토종 벽난로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단순히 난방 노릇만 했던 것이 아니라 방안을 밝히는 조명 노릇도 겸했다. 대개 고콜은 사람이 앉아서 땔감을 지피기 좋을 만큼의 높이에 아궁이 모양의 턱받이를 만들고, 위로 연기 통로를 내어 까치구멍과 연결되도록 하였다.



고콜에는 주로 화력이 좋고 연기가 적게 나는 관솔을 지핀다.


까치구멍이란 굴뚝 대신 지붕의 양쪽에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구멍을 낸 것을 말하며, 굴피집이나 너와집, 초가집에 두루 사용했던 방식이다. 고콜에는 주로 관솔을 지피는데, 이는 관솔이 화력이 좋을뿐더러 연기가 적게 나고, 냄새가 그윽하기 때문이다. 고콜은 옆에서 보면 마치 그 생김새가 사람의 코처럼 생겨 ‘코굴’이라고도 불렸으며, ‘코클’이라고도 했다. 이와 같은 고콜은 현재 삼척 신기면 대이리 너와집과 도계읍 신리 너와집에서 그 원형을 보존해오고 있다.



삼척 무건리에서 만난 화티 아궁이의 불씨. 화티란 아궁이에서 나온 불씨를 따로 보관해두는 곳을 일컫는다.


한편 산간의 너와집이나 굴피집 부엌에는 화티를 두는 경우도 많았다. ‘화티’란 아궁이 옆에 또 다른 작은 아궁이를 만들어 불씨를 보관해 두는 곳인데, 옛날에는 한겨울이면 이 곳에 늘 불씨를 모아두어 겨울이 끝날 때까지 꺼지지 않도록 했다. 화티의 불씨를 꺼뜨리면 집안의 복덕과 기운이 꺼지고, 해가 생긴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도계읍 무건리 화티 아궁이가 있는 부엌 풍경. (1)번 아궁이가 군불을 때고 밥을 짓는 일상적인 아궁이이고, (2)번 아궁이가 바로 불씨를 따로 모아두는 '화티' 아궁이다.


지역에 따라 이 화티는 화투, 화루라고도 불렸는데, 지금은 삼척 신기면 사무곡의 굴피집과 대이리, 무건리 등에 그 원형이 남아 있을 뿐이다. 고콜과 화티를 볼 수 있는 너와집과 굴피집에는 또 벽에 호롱불을 매달도록 만든 ‘두둥불’을 비롯해 방과 부엌 사이에 작은 창을 내어 등잔 하나로 양쪽의 불을 밝히던 ‘불창’이란 것도 있었다. 고콜과 화티, 두둥불과 불창 모두 지금은 사라져가는 추억의 풍경들이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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