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과자 구걸하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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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과자 구걸하는 고양이



라오스 루앙프라방 여행자거리에서 만난
고등어무늬 고양이 한 마리는
구멍가게 앞에 진을 치고 앉아 새우과자를 구걸하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새우쾅' 같은 거.

고양이가 과자를 좋아하는 경우는 보기 드문 경우인데,
경우없게 녀석은 새우과자를 아삭아삭 잘도 깨물어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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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앞 오토바이 위에 올라앉아 새우과자를 사들고 나오는 여행자를 기다리는 고양이.

어쩌다 여행자가 구멍가게에서 새우과자를 집어들고 나오면
녀석은 용케도 알아채고 여행자 앞을 가로막고 냥냥거린다.
“어이, 거기 새우과자 좀 양심껏 내놔봐!”
일종의 통행세를 받겠다는 심산인데,
고양이로서는 밑져야 본전이다.
그냥 가버리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한 움큼 던져주고 가면... 구걸(강탈인가?)한 보람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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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가 한 움큼 던져주고 간 새우과자를 맛있게 먹고 있는 고양이.

가만보니 이 녀석 소속조차 불분명하다.
분명히 조금 전까지는 구멍가게 앞에서
새우과자를 구걸하고 있더니
어느 새 녀석은 옆 건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음식 동냥을 다닌다.
아예 식사중인 사람의 무릎 위로 철푸덕 뛰어올라 무릎냥 본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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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과자를 먹고 나서 그루밍을 하고 있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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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여행자들은 대부분 유럽의 여행자들이어서
고양이에게 매우 관대한 편이다.
그들은 냥냥거리는 고양이에게 먹던 것을 노놔주기도 하고,
무릎 위로 올라온 고양이를 한참 쓰다듬어 주기도 한다.
이 고양이는 그 두 가지를 다 즐기는 편이다.
나 또한 녀석이 영역으로 삼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곤 했는데,
한번은 무심코 앉아있던 아내의 무릎 위로 녀석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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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구멍가게 옆집 식당에서도 음식 구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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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고양이를 애인보듯 하던 아내는
한동안 이 녀석을 안고 주무르고 쓰다듬느라
그 좋아하는 먹을 것도 뒷전이었다.
그런데 이 녀석 응큼하게도 아내에게 안겨서는
한발을 아내의 가슴에 척 얹어놓고 골골거리는 게 아닌가.
그렇게 녀석은 한참을 아내 품에 안겨 있다가
구멍가게로 다시금 쪼르르 달려갔다.
가게에 온 한 여행자가 비스킷을 사 갖고 나오는데,
이 녀석 그 앞에서 또 냥냥거리고 있다.
아니, 이 녀석이 그럼 비스킷도 먹는단 말인가?

* 고양이의 사생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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