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마을 착한 농부 김일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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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량마을 착한 농부 김일동 씨


바닷가 다랑논으로 첫 쟁기질 나온 소량마을 착한 농부 김일동 씨.

남해 노도가 건너다보이는 양아리 두모마을. 여기에는 다랭이마을로 알려진 가천마을 다랑논 풍경에 버금가는 다랑논이 노도 방향으로 펼쳐져 있다. 더러는 묵정밭으로, 더러는 마늘을 심어놓았다. 양아리는 두모마을을 비롯해 소량마을이며 대량마을이 맨 다랑논이다. 가천마을과 더불어 이 곳도 다랑논마을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싶다.


남해 두모마을의 다랑논 풍경.

두모에서 소량을 넘어 대량으로 넘어가는(19번 국도에서 벗어나 마을길을 따라가야 한다) 길에서 나는 바다를 뒤로하고 봄볕 속에 쟁기질을 나온 착한 농부 김일동 씨를 만났다. 그는 소가 하는 대로 쟁기질을 했다. 소가 쉬면 농부도 쉬고, 소가 저리 가면 농부도 저리 가고. 농부는 마음이 약해 차마 소를 때리진 못하고 이러, 이러 소리만 고삐가 닳도록 외쳤다.

 
"처음부터 닦달하면, 끝까지 닦달하게 된다"

그래도 말을 듣지 않자 그는 겨우 두어 고랑을 내고는 워워, 풀밭으로 소를 데려가 연하고 맛좋은 봄풀을 뜯겼다. 보아하니 데리고 나온 소는 일하는 시간보다 노는 시간이 더 많다. 이러다 한 다랭이 갈고 나면 해 다 떨어지겠다. 그래도 농부는 소를 다그치지 않는다. 그의 말인즉슨 올해 처음으로 하는 일이니, 처음부터 너무 닦달하면 끝까지 닦달하게 된다는 거였다. 소를 모는 그의 등뒤로 소량포구 물빛이 마냥 푸르기만 하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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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좋은파장 2008.03.28 21:52 address edit & del reply

    연두색의 새싹과 누런소와 소주인 할어버지 그리고 그너머의 파란 바닷가 아~~~~ 나도 가고싶다! 덕분이 편히 쉬었습니다. 감솨~~~

  3. 밀크코코 2008.03.28 21:57 address edit & del reply

    훈훈하내요~마음 속 깊은곳 까지~

  4. 2008.03.28 21:58 address edit & del reply

    마음이 참 순수하신 분이네요. 저런 아름다운 곳에 살면 마음이 순수해질 수 밖에..마음이 훈훈해집니다.

  5. 꺄아~~ 2008.03.28 22:24 address edit & del reply

    마을 이름도 이쁘고...농부는 착하고 소는 순수해...꺄악~~~ 너무 이쁘잖아!!! 나 이런거 정말정말 좋아하는데!!!

  6. ^^ 2008.03.28 22:40 address edit & del reply

    예전에 구한말인지 일제시대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서양사람이 한국에 와서 소하고 주인이 짐을 반반씩 나눠 지고 가는걸 보고 상당히 감동했다는 글을 봤습니다. 보통 모든 짐을 소에게 지게 하고 사람은 빈손으로 가는데 한국 사람들은 짐을 소와 나누어 사람도 무거운 짐을 이고 간다고 완전 감동했더라고요^^

  7. 본유키 2008.03.28 23:10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멋진 농부네요^^ 저까지 순수해지는 기분! 농사일 잘되시길 바래요~

  8. 나에영 2008.03.28 23:14 address edit & del reply

    소를 왜 때릴까요?ㅜㅜ 때리는 사람이 있다니 마음이 아프네여.. 어짜피 잡아먹힐꺼.. 일만하고 또 얻어맞기까지 하다니..

  9. 알렌 2008.03.28 23:18 address edit & del reply

    예전에 20여년간 송아지 낳아주고 일하다 늙어 자연사(?)한 우리집 소가 죽었을 때....아부지가 우시던 기억이 납니다. 가족이지요

  10. 음음 2008.03.29 00:02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런걸 개빠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11. df12 2008.03.29 00:10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훈훈하네요..소 정말 착한동물인데..일만하고.. 편안하게 살앗으면 좋겠네요
    착한소의눈이 너무 좋아요..

  12. 2008.03.29 00:3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3. 김정민 2008.03.29 01:23 address edit & del reply

    누렁아! 주인 아저씨 말 잘들어라...
    소도 순해 보이고 농부 아저씨도 순해 보이네요...^^

  14. irene 2008.03.29 01:43 address edit & del reply

    어렸을때 어머니께 들었던 얘기인데요, 저희 외할아버지께서도 소를 키우시다가 자식들 학비 때문에 소를 파실때마다 그렇게 마음아파 하셨대요. 소는 팔려 가면서 뒤를 자꾸 돌아보며 음머 음머 울고, 할아버지도 돌아서서 눈물을 훔치면서, 매번 "내 이놈의 소를 다시는 키우나 봐라" 하셨다고 해요.

  15. ryanlsj 2008.03.29 03:30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아름다워요....아저씨와 소 같이 카메라 쳐다보는 모습 너무 순박해보여요...적어도 사진상으론 너무 평화롭고 한가하네요 좋아요

  16. 2008.03.29 08:5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7. 푸른봄 2008.03.29 09:31 address edit & del reply

    "처음부터 너무..." 농부의 연륜이 느껴지는 말입니다. 마음에 여유로움을 갖지 못한다면 계속 조급해져서 소에게 매질을 하게된다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려는 되새김질 처럼 들립니다. 농부아저씨의 미소짓는 모습이 보였다면 작품사진인데...^_^

  18. 짱~ 2008.03.29 10:48 address edit & del reply

    봄풀맛을 본 소는 당연히 아이들 군것질 맛들여 밥 잘 안먹듯이 여물로 애를 태우겠죠. 그래도 철부지 손주 달래듯 맛난것도 좀 먹이고 쉬엄쉬엄 일에 적응 시키려는 할아버지의 배려가 느껴지네요. 할아버지 화이팅입니다요~!^^

  19. 깐죽이 2008.03.29 11:01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사랑스러운 사진이네요...정말 잘 찍으신것 같아요.
    그러나 한편으로 아저씨의 주름에서 우리나라 농가현실의 이면도 함께 보여지는것 같습니다...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20. 권혁환 2008.03.29 11:01 address edit & del reply

    새싹올라오는 봄에 소두 너무 순해보이고...아저씨도 좋아보이시고......마음이 포근해 집니다...
    개인적으로 소를 너무 좋아합니다....순한 큰눈..구수한 소 울음소리...손핣을때 까칠한 혀...ㅋㅋ
    여물먹을때 나는 소리는 군침이 돌게합니다....^^

  21. 그대와 나를 꿈꾸네 2008.03.29 11:18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진 너무 멋지네요. 봄이라는게 가슴으로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