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학 <Edges of illu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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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s of illussion(part 1)

                                                                   정재학




침침한 눈빛을 틈타 도착한 강가에서 우리는 무뚝뚝하게 눈동자를 흘린다 우리의 대화는 잘 보이지 않았고 어깨가 하는 이야기만 몇 마디 간신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우리의 눈은 입술 옆까지 흘러내리고 서로 그것을 게걸스레 먹어치웠다 서로의 유리잔에 손을 넣고는 나올 줄을 몰랐다 손에 약을 바른 것을 잠시 잊고 말았다 다른 손가락들이 힘껏 비웃었다 우리의 어깨는 生花처럼 빨리 시들어갔다


* 정재학 <광대 소녀의 거꾸로 도는 지구>(민음사, 2008)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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