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에 갇힌(?) 길고양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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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에 갇힌(?) 길고양이 사연


 

길고양이가 철창에 갇혔다고?
나도 아주 잠깐 그런 줄 알았다.
녀석들이 철창에 매달려 바깥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어서 꺼내주세요, 하고 구원의 눈빛을 보내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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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시작되면서
무럭이네 3남매와 노을이는 철창이 있는 헛간으로 둥지를 옮겼다.
길가에 있는 본래의 둥지, 천막집은
겨울을 나기에는 너무 추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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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천막으로 가려져 있긴 해도
해가 들지 않고 늘 황소바람이 들이닥쳐
이 추운 겨울을 나기에는 무리가 있는 곳이다.
해서 무럭이네 가족은 주황대문집 헛간채로 다시 둥지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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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헛간채로 말할것 같으면,
과거 여울이가 몸을 풀고 새끼를 낳았던,
그러니까 무럭이네 3남매가 태어난 출생의 장소이기도 하다.
한동안 주황대문집에서 두 마리의 개를 마당에 키우는 바람에
녀석들은 이곳의 둥지를 떠나
길가의 천막집으로 이사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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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는 개도 없고, 날씨도 추워져
녀석들은 좀더 따뜻한 이곳으로 다시 둥지를 옮겼다.
무엇보다 이 헛간의 바닥에는 비닐하우스에 월동용으로 사용하는
보온천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
녀석들은 그것을 이불 삼아 네 마리가 서로 몸을 맞대고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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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곳은 해가 잘 드는 곳이고
철망이 쳐져 있어 안전하게 해바라기를 하며 그루밍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웃집 식당에서 수시로 풀어놓는 커다란 개의 습격으로부터도
이곳은 안전한 피난처 노릇을 한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은 주황대문집 할아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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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고양이를 내쫓기 위해 마당에 개를 들였던 것으로 보아
녀석들이 이곳으로 둥지를 옮긴 것에 대해
할아버지는 분명 탐탁치않게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가끔 이곳에 숨어 있다 걸리기도 했는지,
녀석들은 할아버지의 기침소리와 발자국 소리만 들리면
몰래 헛간을 빠져나와 밭고랑의 수로 구멍 속으로 숨어버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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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나기 위해 옮겨온 보금자리에서도
녀석들은 언제나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이다.
따뜻하고 아늑하지만, 마음만은 편치 않은 곳.
이 겨울의 혹한을 이겨내기 위해 얼마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곳.
녀석들은 오늘도 철창에 갇혀(?) 철창 밖을 본다.
겨울의 혹한보다 심한 세상의 인심을 본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 트위터:: @dal_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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