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카페
이용한
초승달 카페는 한껏 붉은 입술을 벌린다
초승달 카페는 가끔 아프고,
헐거운 주인이 마호가니 바에 앉아서
물고기처럼 술을 마신다
어느 새처럼 울던 사내는 오지 않는다
처음부터 새와 물고기가 사랑한 저녁은 없었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
구름이 벗겨진 천장과
강물이 흘러간 마룻바닥과
천둥과 번개만이 누렇게 얼룩진
초승달 카페는 천길 벼랑 끝에서 삐걱이고,
아침이면 아가미 같은 문을 닫는다.
-- 시집 <안녕, 후두둑 씨>(실천문학사, 2006) 中에서
'그리운 詩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동옥 <도무지들> (0) | 2008.10.15 |
---|---|
성기완 <베란다에서> (2) | 2008.10.15 |
이문재 <형부는 수력발전소처럼 건강하다> (0) | 2008.10.08 |
권혁웅 <수국> (0) | 2008.10.07 |
신해욱 <오래된 구도> (0) | 2008.10.07 |
위선환 <새떼를 베끼다> (0) | 2008.09.18 |
등푸른 자전거 (1) | 2008.09.16 |
박정대 <그리고 그 후에 기타의 눈물이 시작되네> (0) | 2008.09.16 |
정영 <암스테르Dam> (0) | 2008.09.16 |
장철문 <하느님의 부채> (0) | 2008.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