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가까운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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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가까운 고양이

 

 

우리동네 마당고양이 삼월이는

거의 모든 사람의 손길을 즐기는 타고난 접대묘다.

지나가는 아줌마도 만지고

초등학생도 녀석을 들어올려 장난을 친다.

 

 

 

이 녀석 내가 나타나면 집 주변의 영역을 떠나지 않는 한

어디든 따라온다.

논두렁길이며 밭고랑이며 개울 넘어 둑방길까지.

해서 나는 종종 녀석을 데리고

개울 건너 논두렁으로 산책을 가곤 한다.

 

 

 

이 녀석 처음에는 그저 졸졸졸 따라오다가도

어느덧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끔은 내 앞길을 가로막고

발라당 드러눕기도 한다.

한번은 하늘이 유난히 파랗고, 구름이 좋은 날에

녀석과 함께 개울 건너편으로 산책을 간 적이 있다.

 

 

 

그런데 갑자기 녀석이 논두렁을 마다하고

시멘트로 된 개울벽 위로 뛰어올랐다.

파랗게 펼쳐진 하늘과 뭉게뭉게 피어오른 구름을 배경으로

녀석이 멋진 자태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거기서 녀석은 한참이나 개울가 도로에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고

두릅나무에 앉았다 가는 물총새도 감상했다.

 

 

 

아래쪽 논두렁에서 바라보면

녀석은 영락없는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고양이’였다.

이따금 개울가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오토바이가 지날 때면

깜짝 놀라 눈망울이 휘둥그레졌지만,

대체로 녀석은 하늘 가까운 곳에서 심드렁하게 앉아 있었다.

 

 

 

밭둑길에 세워놓은 차 주변을 한 바퀴 돌기도 하고

햇볕이 따가운지 나중에는 개울벽 아래 그늘에서 색색 잠이 들었다.

녀석은 함께 산책 나온 ‘나’에 대해서는 깜빡 잊었는지

개울벽 아래서 낮잠이나 한숨 자고 가잔다.

바쁠 것도 없으니, 갈 테면 혼자 가란다.

 

 

 

멋진 하늘이고 뭐고 잠이 오면 만사가 귀찮단다.

그러고보니 녀석이 요즘 배가 조금씩 불러오는 게 수상하기만 하다.

내게서 밥만 얻어먹고 나면

사지를 쭉 뻗어 잠을 청하는 것이 아무래도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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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하라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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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And Comment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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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페라 2011.06.08 12:44 address edit & del reply

    삼월이 하면, 있으니까 키운다던 인자한 할아버지의 미소와, 개구장이 같은 천지난만한 표정의 강아지가 동시에 떠올라요. 삼월이를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얼음~ 인간?

  3. Favicon of https://drunkenday0830.tistory.com BlogIcon 내사랑맥주 2011.06.08 12: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하루빨리 궁금증과 수상함이 풀려야 하는데 말입니다..ㅋㅋ

  4. buddhabest 2011.06.08 13:05 address edit & del reply

    아아~~역시 삼월이^^ 참 매력있는 고양입니다. ㅎㅎ 산뜻한 배경도 매력있는 삼월이도 마음을 맑게 씻어내주는군요.

  5. nameh 2011.06.08 13:24 address edit & del reply

    새끼를 가졌나보군요..제발, 많아야 2마리였으면..-.-
    파란하늘빛이랑 삼월이가 아주 멋지네요..

  6. 하양그녕 2011.06.08 14:05 address edit & del reply

    삼월이 닮은 귀여운 냥이가 태어날건가 보네요.. 평화로워보여 흐뭇하네요.^^

  7. 하양그녕 2011.06.08 14:05 address edit & del reply

    삼월이 닮은 귀여운 냥이가 태어날건가 보네요.. 평화로워보여 흐뭇하네요.^^

  8. 새벽이언니 2011.06.08 17:07 address edit & del reply

    으으음;;;;; 또 묘구수가 증가;;
    삼월이를 닮으면 이쁘긴 하겠지만 저 여린 몸으로 어찌 새끼를 낳아 키울지 좀 걱정은 됩니다
    삼월이의 아이라인은 언제봐도 멋지군요

  9. 왕곰냥이 2011.06.08 19:23 address edit & del reply

    타고난 접대묘 ㅋㅋ 귀여운 고양이네요

  10. n젤 2011.06.08 20:01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정말 우연히 들어오게 되었는데 선생님책 모두 사서 소장하는 독자예요ㅎ
    삼색이 귀엽네요 전원생활은 어떠신지..

  11. 백설기 2011.06.08 21:00 address edit & del reply

    예쁜 고양이네요.
    쓰다듬기는 모습 너무 귀여워요. ^^

  12. 금어 2011.06.08 21:12 address edit & del reply

    다크써클을 보면..
    잭 스패로우가 생각나요 ㅎㅎ

  13. labluu 2011.06.08 22:53 address edit & del reply

    새로운 산책 메이트가 생겼네요..삼색이는 참 애교가 많지요
    같이 산책을 하며 살랑 불어오는 산바람, 맑은 푸른 하늘, 신선하 시골공기를 같이 즐길 수 있는 생명체가 있다는건 참
    흥분되는 일이지요.. 삼월이..오랬동안 달이님의 유쾌한 산책메이트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

  14. 천사냥이들 2011.06.09 16:30 address edit & del reply

    삼월이 너무 귀여워요~ ㅎㅎ 접대묘~ 너무 어울리는데요? ㅎㅎ

  15. 님프 2011.06.09 23:28 address edit & del reply

    ㅋㅋㅋㅋ 잭스패로우다~ 잭스패로우~ ㅋㅋㅋ
    눈 아래 다크서클하고 얼룩털이 완전 해적모자만 씌워 놓으면 완전 잭스패로우.. 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

  16. BlogIcon TISTORY 2011.06.10 16:35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고양이'를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혹시 노출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tistoryeditor@hanmail.net 메일을 통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7. 미유맘 2011.06.11 20:44 address edit & del reply

    옴마나~ 그럼 삼월이가 엄마가 되는거에요???

  18. Favicon of https://kimhojung43200115.tistory.com BlogIcon Kimhojung43200115 2011.06.12 13: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오오!!!

  19. Favicon of https://deflog.tistory.com BlogIcon 흙한자밤 2011.06.13 00: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가 햇살을 받으니 더욱 보드라워 보이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20. 김민혜 2011.06.16 03:21 address edit & del reply

    어머~ 얼른 고양이책 3 준비하셔야겠으옹~

    10번째사진 책 표지로 쓰기 좋을거 같은데요~?>
    첫번째하공

    사진 너무 잘찍으시는거 같아용

  21. 지나가던 고양이 2011.06.18 04:44 address edit & del reply

    이 세상에 안 귀여운 고양이 없지만
    삼월인 참 이쁘게 생긴 고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