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품이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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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품이 너무 좋아요




길고양이는 엄연히 영역동물이지만,
그 영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유연하다.
경계는 있되, 출입은 허하노라, 같은...
과거 대가족을 이루어 살던,
무려 11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살던 축사고양이는
축사가 철거되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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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왔다고? 우왕~"

새로운 영역을 분양 받아 떠난 것인지
기존의 ‘나와바리’를 헤집고 들어가 한 자리 차지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들 어디선가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을 것으로 보인다.
축사고양이 중 가만이와 여리만이 축사 인근 돌담집에 남았다.
사료배달을 하는 나로서는
결국 돌담집을 급식소로 정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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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이곳에 새로운 급식소가 문을 열자
가까운 곳으로 분가를 한 대모와 미랑이는
이따금씩 이곳을 찾아와 허기를 달래고 간다.
다른 축사냥이 식구들이 축사를 떠난 뒤, 얼굴 한번 볼 수 없는 것에 비해
대모와 미랑이는 가끔씩 돌담집에서 만나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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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보고 싶었어요. 하늘만큼 땅만큼."

그래서일까.
가만이가 낳은 카오스 녀석도 여리가 낳은 아기 노랑이도
할미냥인 대모를 알아보고 살갑게 군다.
특히 여리네 아기 노랑이는 할미냥을 유난히 잘 따르는 편이다.
나뭇더미 인근에서 놀다가
할미냥이 벽돌담 위로 걸어오면
어떻게 알고는 부리나케 나뭇단을 올라 담장으로 뛰어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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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오늘은 오래오래 놀다 가세요. 요즘 엄마도 자주 집을 비워서 심심하단 말예요."

그리고 할미냥 얼굴에 코를 부비거나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다.
“할머니 가슴이 젤루 따뜻해!”
그냥 인사치레가 아니라
한참이나 할미냥이 좋다고 몸을 부비고 재롱을 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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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품이 좋아요. 아 따뜻해!"

언제나 무뚝뚝한 할미냥은 그런 손주 고양이가 귀여워
흐뭇하게 바라보곤 한다.
재롱을 부리는 손주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흐뭇한 풍경!
오늘도 여리네 아기 노랑이는 모처럼 찾아온 할미냥이 반갑다고
한참이나 그렇게 할미냥 품에서
얼굴을 문지르며 가슴을 파고든다.

* 강은 흘러야 하고, 숲은 우거져야 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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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미남사랑 2010.10.28 09:26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가냘픈 아기노랑이 ~~~
    제발 무탈하게 살아남기를...
    엄마가 없으니 할머니 한테라도 온기를 느끼고 싶나봐요..아직 엄마 접도 더 먹을 나이고..
    저렇게 조르면 할머니가 젖좀 주면 좋을텐데....^^따뜻한 품이 그리워 더 그럴지도 모르죠..
    제발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랍니다.

  3. 구름고양이 2010.10.28 09:36 address edit & del reply

    대모의 표정이 진정한 할머니 입니다. ㅋㅋㅋㅋ

  4. Favicon of https://egrim.tistory.com BlogIcon 이그림 2010.10.28 09: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새끼 고양이는 정말 귀엽죠..
    아장아장 비실비실.. ^^

  5. 느린 2010.10.28 09:58 address edit & del reply

    대모님 뭔가 쉬크해 지시려하는데 잘 안되는 표정이예요 ㅎㅎ
    아기냥들의 재롱은 언제 봐도 이쁘지요
    한편 할머니와 손주의 부비부비는 또 짠하다가도 보기 좋아 보이고 ...
    언제까지나 이런 풍경이기를 바래봅니다

  6. 냥이사랑 2010.10.28 10:19 address edit & del reply

    오랜만에 대모보내여 정말 반가워 눈물이 나올려해여
    여리네 노랑아가냥도 할머닐 정말 잘 따르네여
    쌀쌀하게 춥지만 오늘 아침은 참 따뜻한 소식으로 시작합니당

  7. 짱구 2010.10.28 10:26 address edit & del reply

    일동기립~ 대모님 오셨습니까?! ㅋㅋㅋㅋ

  8. 비글엄마 2010.10.28 11:12 address edit & del reply

    사실 할매도 어리잖아요? 한창 때죠. ㅋㅋㅋ

  9. 냥이족 2010.10.28 12:04 address edit & del reply

    시크하기로는 비할 바가 없는 대모 냥이도 손주 앞에서는 센치하게 누그러지는군요...!!! ㅇㅅㅇ
    역시 핏줄의 땡김이란... ㅇㅅㅇ
    뭉클합니다.

  10. 미유맘 2010.10.28 12:35 address edit & del reply

    그나저나 여리는 정말 어디간걸까요...?

  11. nameh 2010.10.28 14:39 address edit & del reply

    엄마의 잦은 빈자리 대신 할머니 품에 부비부비하는 아기 노랑이가 애틋하고도 정말 사랑스럽네요..

  12. 꼬네기좋아 2010.10.28 14:49 address edit & del reply

    가슴이 싸르르 하네요... 아기 노랑이가 다가오는 겨울 무사히 넘기고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 꼭 보고 싶어요~!!

  13. 새벽이언니 2010.10.28 15:06 address edit & del reply

    할미냥 ㅎㅎ
    저모습 왜이리 이쁜가요~

  14. Favicon of http://bootscat.tistory.com BlogIcon 장화신은고양이 2010.10.28 19:59 address edit & del reply

    대모냥 오랫만이네요. 가족들 다 흩어진 줄 알았더니 저렇게 이어지고 있었군요, 다행입니다

  15. 유스티나 2010.10.28 20:17 address edit & del reply

    아..훈훈해...............ㅠ_ㅠ 정말 보기 좋아요. 너무 예뻐요...

  16. 2010.10.28 20:1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7.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0.10.28 20: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쁩니다.ㅎㅎ

    춥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18. 손화숙 2010.10.29 09:26 address edit & del reply

    따뜻한 품이 많이 그리웠나봅니다. 아직 어린 아기인데..

  19. 미니 2010.10.29 10:11 address edit & del reply

    아깽이는 벗어났지만 어른되기는 무섭고....
    아직 보호가 필요한 시기인데 어리광부릴 데는 없고. 할머니가 젤이죠.ㅎㅎㅎㅎㅎ

  20. enon 2010.10.30 01:40 address edit & del reply

    신기한게 아무 관심이 없으면 이 고양이가 저 고양이고 저 고양이가 이 고양이처럼 보이는데,
    조금의 관심만 가지게 되면 사소한 차이 하나로 개체가 구별이 된다능;;

  21. 별아 2010.10.30 09:56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엄마 품이 젤 따뜻해... 아니, 할머니 품이 젤 따뜻해!!
    누구에게나 따뜻한 품이 그리워지는 계절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