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두발로 걷는 고양이
언젠가 나는 전원고양이를 ‘진화하는 길고양이’로 표현하면서
“어쩌면 우리가 보지 못하는 사이 뒷짐을 지고
어흠어흠 마당을 산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썼다.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두발로 걷는 것이 꼭 진화가 아닐 수도 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우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거지?"
누군가는 고양이가 3차원을 산다고 했다.
사람이 2차원의 평면을 걸어다닌다면,
고양이는 공간을 위 아래로 입체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양이가 걷는다는 것이 도리어
고양이 입장에서는 퇴보가 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전원고양이 중 ‘소냥시대’로 불렀던 몇몇 녀석들은
툭하면 직립 자세를 선보이곤 한다.
무언가을 씹어먹을 때에도, 무슨 막대기를 잡고 장난을 칠 때에도.
그리고 아무런 장난도, 씹어먹을 것도 없는데
걸어다니는 고양이도 있다.
"난 평범한 고양이로 살고 싶지 않아!"
얼마 전 전원주택에 들렀다가 나는 내 눈을 의심하고야 말았다.
한 녀석이 거짓말처럼 마당을 걸어다니고 있는 거였다.
물론 사람처럼 오랜 시간 걸었다는 얘기가 아니라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분명 녀석은
주춤주춤 서너 걸음을 내딛은 게 분명했다.
심지어 두어 발 걷다가 뒤로 돌아 다시 한 걸음을 걷기도 했다.
사람이 아닌 고양이가 이 정도의 걸음을 걸었다는 것만 해도
엄청난 뉴스가 아닐 수 없다.
당시의 상황을 동영상으로 찍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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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하라 고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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