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사라지는 길거리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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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사라지는 길거리 마술


이 검은 비닐봉지의 정체는 뭘까?

여기 검은 비닐봉지가 하나 있다.
이건 그냥 구멍가게나 집안에서 흔하게 쓰는 비닐이다.
그런데 무언가 담긴 듯한
저 비닐의 정체가 궁금하다.


부시럭부시럭, 검은 비닐 속에서 희봉이가 고개를 내민다. 이거 그냥 슬쩍 들고 가도 모르겠네.

산책이나 하려고 집 앞에 나와 보니
현관 앞에 왠 비닐봉지가 하나 놓여 있다.
누가 여기에 비닐봉지를 버렸나, 하고 그것을 집어 버리려 하는데,
안에서 무언가 뒤척이는 소리가 들린다.


"나 여깄다!" 희봉이가 비닐 봉지 속에서 내 카메라를 쳐다본다.

아니나 다를까.
인기척이 들리자 비닐봉지 속에 들어가 있던
희봉이 녀석이 빼꼼, 고개를 내민다.
이건 무슨 숨바꼭질 하자는 것도 아니고 나 원 참.


저쪽에서 비닐 봉지를 향해 달려온 희봉이가 순식간에 봉지 속으로 사라진다.

녀석은 비닐봉지를 가지고 놀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나타나자 희봉이 녀석은 마치 나에게 신기한 마술을 보여주겠다는 듯
저쪽으로 달려가서는 비닐봉지를 향해 돌진했다.
순식간에 녀석이 비닐봉지 속으로 사라졌다.


깜냥이와 점냥이도 '어, 희봉이 어디 갔지?' 하는 표정이다.

고양이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길거리 마술.
희봉이의 비닐봉지 마술쇼.
옆에서 지켜보던 깜냥이와 점냥이도 신기한듯 바라만 보고 있다.
그게 재미있는지 희봉이 녀석은 비닐봉지를 들락날락거리며 장난을 친다.


비닐 봉지 사이로 빼꼼 고개를 내민 희봉이(위). 깜냥이가 희봉이에게 묻는다. "야 이거 어떻게 하는 거냐?"(아래).

이따금 봉지 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신기하지? 재밌지? 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면서도 으쓱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비닐봉지 하나만 가지고도 녀석은 참 재미있게
저러고 논다.


옆에서 지켜보던 점냥이가 심통이 났는지 봉지 속으로 들어간 희봉이의 머리를 한대 때리고 있다.

점냥이가 심통이 났는지
비닐 속에 들어가 있는 희봉이를 한 대 때린다.
희봉이도 비닐에서 빠져나와 반격을 한다.
“심통 부리지 말고 너도 한번 해봐!” 하는 표정이다.


"우이씨! 그럼 니가 한번 해보든가!" 희봉이의 반격.

그러자 아까부터 희봉이를 지켜보던 깜냥이가
저쪽에서 비닐봉지를 향해 달려왔다.
에고고! 그런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정확하게 비닐봉지의 입구 속으로 머리를 들이밀어야 하는데,
깜냥이는 번번이 실패만 하고 만다.


"자, 간다아!! 에고고고!!" 깜냥이가 희봉이를 따라해 보지만, 이게 보는 것처럼 쉽지가 않다.

희봉이는 깜냥이 뒤에서 한심하다는 듯
깜냥이를 바라본다.
이번에는 점냥이가 나서서 비닐봉지 속으로 들어가보려 하지만,
이미 비닐봉지는 깜냥이가 깔고 앉은 뒤라 바닥에 납작하게 짜부러져 있다.


"어, 이상하다! 왜 발만 들어가 있냐!" 깜냥이는 서너번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래저래 고양이가 사라지는
비닐봉지 마술쇼는 희봉이 말고는 적임자가 없다.
가만 보면 희봉이 녀석은 다른 녀석들보다 영특한 면이 있다.
살짝 바람이 불어 비닐봉지의 입구가 열리자
희봉이는 보란듯이 비닐봉지 속으로 골인,
한번 더 멋진 마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희봉이 녀석,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희봉이와 깜냥이가 돌아간 뒤에도 미련을 못버린 점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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