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새 사냥,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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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새 사냥 실력은?



 

독일의 한 생태학자에 따르면 고양이가 새를 잡아먹는 비율은
100마리 중 4~5마리 정도이며,
이는 쥐나 너구리가 새를 잡아먹는 비율보다 훨씬 낮은 수치라고 한다.
그렇다면 새 사냥에 나선 고양이가 사냥에 성공할 확률은?
아직까지 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나와 있지 않다.
다만 확실한 것은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
결론적으로 고양이는 새를 잡아먹는 주범도
새 사냥의 달인도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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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저것이 뭣이다냐. 새 아녀, 새. 고놈 참, 오늘 잘 걸렸다!"

얼마 전이었다.
우연히 나는 개울에서 새 사냥에 나선 봉달이를 본 적이 있다.
녀석은 개울가 자갈밭에 잔뜩 몸을 엎드린 채 개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기에는 민물도요 2마리가 종종거리며
물고기 사냥에 열중하고 있었다.
봉달이가 저러고 있는 모습을 민물도요가 보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민물도요는 봉달이가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오르락내리락 유유히 개울을 거니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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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밭에서 누가 우릴 노리는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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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이 물가로 나와서 댕기면 안되겠니?"

가만 보니 봉달이 이 녀석,
사냥 실력이라곤 형편없었다.
잔뜩 엎드린 것까진 좋았는데, 은폐물도 없는 개울에서 잔뜩 엎드려봤자
그 커다란 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은 물론이요,
사냥을 하겠다며 노골적으로 채터링(사냥시 이빨을 떨며 캬르르 소리를 내는 행위)을 하는 바람에
민물도요가 소리 나는 곳을 흘끔흘끔 돌아보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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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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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민물도요는 물속에 있고,
봉달이는 물 밖에 있었다.
민물도요를 사냥하려면 물속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가 과연 물속까지 들어갈 수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민물도요가 위 아래로 자리를 옮길 때마다 덩달아 낮은포복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봉달이의 움직임은 상대에게 고스란히 발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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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속까정 따라와 보시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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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으로
사냥에 대한 열정과 끈질김도 별로 없어 보였다.
민물도요를 한참 쫓다가
자갈밭에 알락할미새가 나타나자 곧바로 사냥 대상을
알락할미새로 바꾸었다.
알락할미새는 물속이 아니라 자갈밭에 있었으므로
민물도요보다 사냥하기에는 수월할지 모르겠지만,
민첩성과 순간적인 움직임은 알락할미새가 한 수 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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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겠다... 쪼기 자갈밭에 앉은 놈이라두..."

알락할미새는 거의 봉달이를 가지고 놀았다.
봉달이가 한발짝 다가서면 휘리릭 한발짝 날아가고
또 다가오면 또 날아가고
얄미울 정도로 영리하게 알락할미새는 봉달이를 농락했다.
그러자 봉달이는 알락할미새를 포기하고 다시 민물도요 사냥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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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잘 하면 잡을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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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니?"

잠시 후 불과 3~4미터 앞에 알락할미새가 내려앉자
또다시 봉달이는 알락할미새 쪽으로 목표를 바꾸었다.
지켜보는 내가 다 답답할 정도로
녀석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 갔다 헐레벌떡 동분서주하다가
완전히 새 됐다.
거의 30여 분이 넘도록 자갈밭을 누비던 봉달이,
결국엔 완전히 녹초가 돼서 모래밭에 주저앉아 색색 거친 숨만 몰아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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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쫓던 봉달이, 완전히 새 됐다(숨은그림찾기: 사진 속의 새를 찾아보세요).

내 앞에서는 넓은 개울물도 풀쩍 뛰어넘으며 젠체하더니
새들 앞에서 보기좋게 농락당한 것이다.
개울 옆 도로 위에서 내가 보고 있다는 것을 늦게야 눈치 챈 봉달이 녀석,
지금껏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시치미 뚝 떼고
앙냐앙거리며 나에게 달려왔다.

개울에는 여전히 민물도요 2마리, 알락할미새 한 마리가 유유자적 노닐고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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