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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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세상에는 일어나선 안되는 일들이 버젓이 자행되고
하고자 하는 일들은 무산되기 일쑤지.
원하는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원하지 않는 이별만 가득해.

세상에는 동물인지 사람인지 구별할 수 없는 별종도 있고,
고양이인지 개자식인지 알수없는 변종도 있는 법이야.
우리가 음식물 쓰레기를 뒤져 꿀꺽하는 동안
누군가는 수십억원을 꿀꺽해버리는 게 세상이야.
그래도 욕 먹는 건 언제나 우리지.

우리는 훔친 적도 없는데 언제나 ‘도둑고양이’ 신세야.
인간이 못먹어서 버린 걸 주워먹는 것도 죄가 되나.
밥이 아니라 밥그릇을 빼앗아가는 사람도 많은데,
일이 아니라 일자리를 빼앗는 사람도 많은데,
세상에는 진짜 도둑들이 넘쳐나는데,
그래도 입 닥치고 하늘만 보라는 건가!

세상에는 잘난 사람도 많고, 있는 사람도 참 많아.
미안하지만 그렇게 잘났다고 뻐기고 다니는 당신이나 나나
처음에는 똑같이 말미잘보다 못한 하등생물이었지.
진화론을 믿지 않는 당신은 우리가 똑같이 하등한 존재였다고 하면 기분나쁘겠지만,
기분나쁜 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 잘난 얼굴 보기 싫으니까 차라리 하늘이나 보자!
왜 아름다운 것들은 다 하늘에 있는 건지, 참....

고등한 당신들이 저지른 일들을 한번 봐.
하등하고 못된 걸로 따지자면
힘없는 어린이 유괴하는 사람, 남의 돈 가져가 배 채우는 사람
선거 때만 되면 거짓말하는 사람, 해서는 안되는 삽질을 기어이 하려는 사람
하고도 안했다고 우기는 사람
성희롱에다 병역기피에다 땅투기에다 위장전입까지 세상이 다 아는 못된 짓을 해도
눈감고 표 주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더 하등하고 나쁜 거 아닌가.
최소한 우리 고양이는 그런 짓은 하지 않아.
그런 세상 보기 싫어, 차라리 하늘이나 보자.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세상은 살기 어렵고 고통스러운 거지만,
아름답다고 우기면서 하늘을 보자.
힘들 때는 ‘괜찮아 질 거야’라고 중얼거리며 하늘을 보자.
우울할 때는 억지로 웃으면서 하늘을 보자.
그냥 가끔 이유없이, 생각없이 하늘을 보자.
구름과 별과 새떼가 굴러다니는 저기 저 하늘!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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