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描)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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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描)지기

 

묘(墓)지기가 아니라 묘(描)지기다.

묘를 지키는 고양이!

우리동네 전원주택 산둥이 녀석은

지난 추석 무렵에도 소나무 동산 산소로 성묘를 오더니

며칠 전에도 이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마치 묘지기처럼.

녀석은 천천히 산소 주변의 잔디밭을 둘러보고

여러 기의 산소 중 한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묘소의 상석 앞에서 녀석은 한참이나 앉아서

무슨 상념에라도 잠긴 듯 고요했다.

마치 추모의 시간을 보내는 듯.

 

 

 

 

이윽고 녀석은 다른 산소로 자리를 옮겨

그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때 산둥이의 새끼, 하트냥이도 어미의 뒤를 따라

소나무 동산에 올랐다.

 

 

 

 

녀석은 한참이나 주변을 어슬렁거리더니

어미가 있는 산소 그늘로 들어왔다.

뒤를 이어 노랑이 한 마리도 산둥이 녀석을 찾아왔다.

이제 산소 그늘에는 세 마리의 고양이가

제멋대로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또다른 고양이 두 마리도

소나무 동산 묘지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오늘이 무슨 날인가?

무려 산둥이는 두어 시간을 묘지 주변에 머물다

소나무 동산으로 올라갔다.

갈 길이 먼 성묘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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