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마을 착한 농부 김일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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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량마을 착한 농부 김일동 씨


바닷가 다랑논으로 첫 쟁기질 나온 소량마을 착한 농부 김일동 씨.

남해 노도가 건너다보이는 양아리 두모마을. 여기에는 다랭이마을로 알려진 가천마을 다랑논 풍경에 버금가는 다랑논이 노도 방향으로 펼쳐져 있다. 더러는 묵정밭으로, 더러는 마늘을 심어놓았다. 양아리는 두모마을을 비롯해 소량마을이며 대량마을이 맨 다랑논이다. 가천마을과 더불어 이 곳도 다랑논마을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싶다.


남해 두모마을의 다랑논 풍경.

두모에서 소량을 넘어 대량으로 넘어가는(19번 국도에서 벗어나 마을길을 따라가야 한다) 길에서 나는 바다를 뒤로하고 봄볕 속에 쟁기질을 나온 착한 농부 김일동 씨를 만났다. 그는 소가 하는 대로 쟁기질을 했다. 소가 쉬면 농부도 쉬고, 소가 저리 가면 농부도 저리 가고. 농부는 마음이 약해 차마 소를 때리진 못하고 이러, 이러 소리만 고삐가 닳도록 외쳤다.

 
"처음부터 닦달하면, 끝까지 닦달하게 된다"

그래도 말을 듣지 않자 그는 겨우 두어 고랑을 내고는 워워, 풀밭으로 소를 데려가 연하고 맛좋은 봄풀을 뜯겼다. 보아하니 데리고 나온 소는 일하는 시간보다 노는 시간이 더 많다. 이러다 한 다랭이 갈고 나면 해 다 떨어지겠다. 그래도 농부는 소를 다그치지 않는다. 그의 말인즉슨 올해 처음으로 하는 일이니, 처음부터 너무 닦달하면 끝까지 닦달하게 된다는 거였다. 소를 모는 그의 등뒤로 소량포구 물빛이 마냥 푸르기만 하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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