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뒤돌아보라
이번 생은 글렀어!
여전히 세상은 안녕하지 못한데,
또 한해가 그렇게 지나간다.
누군가는 모서리가 망가진 채 울고
누군가는 날개가 부러진 채 주저앉는다.
망가진 누군가가 부러진 누군가를 껴안고 운다.
앞은 캄캄하고
뒤를 돌아보면 아프다.
어쩌다 여기까지 굴러왔을까.
어쩌다 당신을 만나 입맞추고 발길질 했을까.
어쩌다 헛된 희망으로 노란 달을 노래했을까.
그리운 것들은 언제나 뒤에 있고,
버리고 뭉개진 것들도 거기에 있다.
뼈아픈 후회도, 아프게 사랑한 것들도 다 거기에 있다.
그러니 한번 더 뒤돌아보라.
헛된 것을 밟고 온 신발과
애당초 잘못 들어선 길과
다시는 돌아갈 수도 없는 골목과
거기에 두고 온 고향과
절뚝거리며 뒤따라오는 미련 같은 것들.
고열에 시달리던 나의 사막들.
한번 더 뒤돌아보면
저렇게 구겨지고 망가진 낙원이 나의 것이었음을
글러버린 생을 여기까지 갸륵하게 끌고 왔음을
보게 되리라, 그 가혹한 사랑을.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음을.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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