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나무타기 캣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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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고양이가 따로 없네

 

 

내가 아는 한 전원고양이 식구들이야말로

나무타기의 종결묘들이다.

특히 <소냥시대> 출신의 어린 고양이들은

원숭이 고양이가 따로 없을 정도로

나무타기에 있어서는 적수가 없다.

 

 여기는 소냥시대 나무타기 캣쇼 현장.

 

이건 거의 날다람쥐 수준이다.

최근 약 한달 넘는 기간 동안 이 녀석들의 나무타기 묘기를

본 것만도 예닐곱 번이 넘는다.

이 녀석들 밥 먹고 심심하면 나무를 탄다.

 

 "이게 웬 꼬리 꼬리~ 앙!"

 

한번은 <소냥시대> 출신 노랑이 두 마리가

서로 먼저 마당 한가운데 자리한 은행나무에 오르려고 경쟁을 하는 거였다.

먼저 올라간 노랑이가 순식간에 나무 3분의 2 지점까지 올라가자

뒤따라 오르던 노랑이도 바짝 녀석의 뒤를 좇았다.

보아하니 이 녀석들 그냥 나무만 타는 게 아니었다.

 

 "우씨~ 물지 말라니까!" "알았엄마~ 앙!"

 

나무 3분의 2 지점 쯤에 이르자

밑에 있는 녀석은 위에 올라간 녀석의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처음엔 한 손으로 늘어진 꼬리를 툭툭 치더니

곧이어 입으로 앙, 하고 꼬리를 물었다.

 

 투닥투닥.

 

위에 올라선 녀석은 물지 말라고 아래쪽 녀석에게 앙앙거렸다.

하지만 한번 재미를 느낀 녀석은 한번 더

위에 올라간 녀석의 꼬리를 덥썩 물어버렸다.

위에서는 또 앙앙거렸다.

아래쪽 녀석은 그렇게 네댓번이나 위쪽 녀석의 꼬리를 물어댔고,

급기야 화가 난 위쪽 녀석은

밑으로 주르르 미끄러져 아랫녀석과 마주했다.

 

 "우왕 나도 같이 놀자..."

 

그러고는 나무 위에서 서로 투닥투닥 주먹질이다.

남은 세 발로 균형을 잡고 한 발은 권투를 하는 거였다.

그건 고양이의 균형 감각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난타전을 벌이던 녀석들은

나 잡아봐라, 하면서 나무타기 시합까지 벌였다.

 

 "나 먼저 올라간다~" "이 녀석은 내게 맡겨~ 어딜 그냥 올라가려구?"

 

두 녀석이 투닥투닥 노는 꼴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마당에서 물끄러미 구경만 하던 또다른 노랑이 한 마리도

갑자기 나무 위로 뛰어올랐다.

이제 은행나무에는 세 마리가 서로 오르락내리락 엎치락뒤치락거렸다.

 

마당에 앉아서 캣쇼를 구경하는 고양이 관객들.

 

그러자 또 마당에서 구경만 하던 고등어 녀석도

풀쩍 나무 위로 뛰어올랐다.

무려 나무 한 그루에 네 마리의 고양이가 다닥다닥 매달려서 장난을 쳤다.

흥미진진 재미만땅 폭소만발의 현장이었다.

한편의 나무타기 캣쇼를 구경한 느낌이랄까.

 

 나무타기 캣쇼는 계속된다... 쭈욱~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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