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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05 감자맛에 푹 빠진 고양이들 41
고양이가 좋아하는 감자 레시피?
전원고양이들이 요즘 감자맛에 푹 빠졌다.
그것도 장마 전후에 캔 싱싱한 햇감자다.
얼마 전 전원주택에 들렀을 때다.
할머니는 매주 사료를 배달해주는 나에게
오는 날마다 무언가를 하나씩 대접하곤 했는데,
마침 그날의 메뉴가 감자였다.
"와 감자다! 완전 맛있어! 완전 맛있어!"
캔 지 며칠 안되는 햇감자라고 했다.
할머니가 들마루에 감자를 내놓자
입맛을 다신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여기저기서 고양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내가 감자를 한입씩 물 때마다
고양이들은 아쉬운 듯 침을 꼴깍 삼켰다.
"역시 감자는 할머니표 햇감자"
특히 산둥이와 호순이는 감자 좀 나눠달라며
바로 앞에서 냐앙냐앙거렸다.
고양이가 설마 감자를 먹을까,
의심반 호기심반으로 먹던 감자를 약간 베어내 호순이에게 내밀었다.
그런데 이 녀석 게눈감추듯 그것을 한 입에 삼겨버리는 게 아닌가.
그 옆에 있던 산둥이에게도 손바닥에 감자를 올려놓고 내밀자
곧바로 냠냠 쩝쩝 하면서 맛있게 먹어치웠다.
감자 좋아하세요? 가끔은 고양이한테 양보하세요.
뒤에 서 있던 할머니는
“이 녀석들 보게! 감자는 한번도 안먹어 봤는데, 저렇게 잘 먹네.”
하더니 집안으로 들어갔다.
할머니가 들어가 있는 동안 산둥이와 호순이에게 나는
감자를 통째로 하나씩은 건네준 것같다.
뒤늦게 꼬맹이와 꼬맹이의 새끼들이 들마루 아래서
우리도 한입 달라며 냥냥거렸다.
결국 나는 남아 있는 한 개의 감자를 잘게 잘라 던져주었다.
새끼들은 감자 조각에 거의 아귀다툼을 벌였다.
마지막 한 조각까지...
고양이가 원래 저렇게 감자를 좋아하나?
그 의문은 잠시 후에 풀렸다.
집안에 들어간 할머니가 다시 한 그릇 가득하게
감자를 내왔다.
그 새 할머니는 고양이를 먹이려고 따로 요리를 한 모양이다.
그것을 조각조각 잘라서 프라이팬에 내려놓자
마당에 있던 고양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감자를 달라, 시위중(위). 감자 대신 멸치 간식을 먹고 있는 고양이들(아래).
감자 구경도 못해봤을 아기고양이들조차 그렇게 억척스럽게 잘 먹을 수가 없었다.
프라이팬의 감자 한 그릇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
그런데 딱 한 마리만 관심이 없었다.
고래였다.
고래는 산둥이와 호순이에게 감자를 먹일 때에도
내가 몇 번이나 권했지만
입에도 대지 않았다.
그러더니 이번에도 감자가 담긴 프라이팬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난 옥수수도 좋아하는데..."
보아하니 전원고양이 중에 고래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고양이가 감자를 좋아했다.
거의 사료 이상으로 열렬한 반응이었다.
고양이의 열광적인 감자 파티!
* 고양이가 좋아하는 감자 요리법: 프라이팬에 휘휘 기름을 두른 다음, 감자를 깍뚜기처럼 잘라 넣고 볶아낸다. 찐감자나 구운 감자보다 더 호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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