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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08 고양이 탐구생활: 눈밭 경주편 49
고양이 탐구생활: 눈밭 경주편
오늘은 고양이 눈밭 경주가 열리는 날이에요.
출전 선수는 딸랑 봉달이와 덩달이가 전부예요.
트랙도 벌판이고 관중도 없어 썰렁하지만 그냥 달리기로 해요.
하지만 두 선수 출발선에 서기도 전에 경쟁이 치열해요.
서로 먼저 가겠다고 눈밭으로 뛰어들어요.
공연히 지금부터 저래봐야 힘만 빠져요.
"야야, 천천히 달려 아직 시작도 안했어!" "근데 출발선이 어디야?"
자 드디어 두 마리 선수 출발선에 섰어요.
근데 두 선수 참 어이없네요.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서 있네요.
각자 딴 곳으로 달리겠다는 건가요.
이런 경주는 처음이에요.
예선도 없이 결승이래요.
"봉달이 니가 이본주면 난 우샤인 너트다..."
둘다 어디까지 달리는지 몰라요.
언제까지 달리는지 역시 몰라요.
상금 없어요.
규칙 없어요.
이런 걸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총소리도 없이 출발이래요.
"우이씨 왜케 힘들어!" "근데 우리가 왜 달리는거냐?"
봉달이가 뛰니까 덩달이도 덩달아 뛰어요.
근데 덩달아 뛰는 녀석이 더 빨라요.
덩달이가 저만치 앞서가요.
내 이럴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가만, 봉달이 선수, 수영을 하나요.
이건 눈밭 수영대회가 아니에요.
"쫌만 쉬었다 가자..." "그래, 그럼 나 먼저 갈게."
어쨌든 여전히 덩달이가 앞서가요.
어쩌다보니 앞서가는 거예요.
두 선수 헉헉거리기 시작해요.
저럴 거면서 왜 달리는지 모르겠어요.
봉달이 선수는 추워서 코까지 빨개졌어요.
그럼 덩달이 선수는 왜 까만코가 되었을까요?
앗 죄송해요. 이런 애드립 썰렁하대요.
"거참 희한하네. 여긴 아까 우리가 출발했던 데 아닌감?"
그런데 이게 뭔가요.
두 선수 갑자기 눈밭 한가운데서 멈춰섰어요.
봉달이 선수, 힘들어서 더는 못달리겠대요.
덩달이 선수, 왜 뛰는지 모르겠대요.
봉달이 선수, 모르면 뛰지 말래요.
덩달이 선수, 힘들면 집에 가래요.
덩달이 선수 이 틈을 타 다시 달려가기 시작해요.
"히야 아저씨, 그 카메라 캐놈이에요? 니콤인가?"
그런데 또 이건 뭔가요.
두 선수 다시 출발선으로 되돌아가고 있어요.
뭐 이런 경주가 다 있나요.
봉달이 선수는 달리다말고 갑자기 카메라 구경을 하고 있어요.
덩달이 선수 달리다말고 집에 갔어요.
참 중계하기 심란하네요.
이만 중계방송 마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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