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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9.27 고양이 화분 하나 들여가세요 (18)
화분에 핀 고양이꽃
이건 화분에 핀 고양이꽃이다.
나 혼자 보기 아까운
매력적인 고양이꽃.
턱시도 한 마리가 화분에 올라가
발라당 삼매경에 빠졌다.
화분 한가운데 솟은 나무 대신
자기가 무슨 화초라도 되는 양
고양이는 화분 위에서
발라당꽃을 피운다.
장난기가 가득한 꽃.
잠시도 가만 있지 않는 꽃.
수시로 표정이 변하는 꽃.
아예 녀석은 화분을 침대 삼아 낮잠까지 잔다.
골뱅이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아서
고양이는 화분 위에서 꽃잠을 잔다.
어떤 꿈을 꾸는지
녀석은 움찔움찔거리다 화분에서 그만 떨어지고 만다.
때는 이때다 싶어
이번에는 노랑이가 화분을 차지하고 올라간다.
턱시도꽃이 이제는 노랑꽃으로 바뀌었다.
앞선 꽃에 비해 녀석은 사색적이다.
생각하는 고양이.
누워서 하늘에 뜬 구름을 보는 고양이꽃.
이번에도 역시 화분침대에서
꾸벅꾸벅 조는 털복숭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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