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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캣맘이 돌보는 길고양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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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캣맘이 돌보는 길고양이 가족


확실히 도심에 비해 시골은 고양이 밀도가 낮은 편이다.
이는 도심에 비해 시골이 절대적으로 먹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새나 쥐와 같은 사냥감은 시골이 많지만,
사냥의 성공 확률은 매우 낮은 편이고,
고양이의 사냥 솜씨가 그리 뛰어난 편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길고양이가 살기에 시골의 환경이 훨씬 좋을 거라 생각하지만,
길고양이 입장은 다르다.
위험 요소가 많은 만큼 도심에는 먹을 것을 구하기도 훨씬 수월하다.
더욱이 요즘 들어 도심에는 외국처럼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돌보는 캣맘도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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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멀었어요?" 문밖에서 급식을 기다리는 어미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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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한 뒤, 봄부터 지금까지 나는 우리집을 찾아오는 길고양이 한 마리에게
꾸준히 사료 급식을 해왔다.
더 많은 길고양이에게 사료 급식을 하려 해도
여기에는 그럴만한 고양이가 없다.
더더욱 시골의 고양이들은 야생성이 강해 대부분 야행성이므로
설령 있다고 해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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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먹고 잠시 현관에 앉아 있다가 입맛을 다시며 나오는 어미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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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이웃마을을 지나다가
가슴이 따뜻해지는 풍경을 만났다.
개울가 길 옆의 집앞에 4마리의 길고양이가 올망졸망 앉아 있는 것이었다.
내가 다가서자 녀석들은 순식간에 차밑으로 피신을 해버렸다.
거리를 두고 다시 살펴보는데,
이 녀석들 한 마리씩 문이 열린 집안을 들락거리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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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고양이가 나에게까지 먹이를 달라며 냥냥거려 내가 한 움큼 먹이를 주자 안에서 안먹은척 또 먹고 있다. 새끼 고양이는 "아까 먹었잖아요." 하면서 그 주변을 기웃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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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길고양이 급식을 위한 먹이통이 있었던 것이다.
가장 먼저 집안으로 들어간 녀석은 배가 땅에 끌릴듯 불룩한 어미 고양이었다.
젖도 퉁퉁 분 것이 새끼를 배었거나 낳은 지 얼마 안되는 모양이다.
볼 왼편에 까만 점이 매력적인 턱시도 고양이다.
곧이어 고등어무늬를 한 고양이가 집안으로 들어섰고,
한참만에 입맛을 다시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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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고양이 다음 순서로 고등어무늬 첫째가 문앞에서 기다리다 안으로 들어가 먹이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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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집앞 차밑에서 얌전하게 기다리고 있던 또 다른 고등어무늬 고양이의 차례였다.
그러나 안에 있던 먹이통에 사료가 다 떨어진 듯
녀석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나왔다.
멀찍이 지켜보고 있던 노랑이 한 마리도 뒤를 이어 집안으로 들어가보지만,
역시 허탕을 치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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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역시, 이맛이야!" 어미 고양이처럼 입맛을 다시며 나오는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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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먹이를 먹지 못한 두 마리의 고양이가 봉당 끝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거기에는 빈 참치캔이 여러 개 놓여 있었는데,
두 녀석은 각자 하나씩을 차지하고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녀석들을 위한 먹이통이었다.
도심에서는 더러 볼 수 있었던 캣맘이 시골에도 있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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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이 낮아서 바깥에 차려진 밥상을 받은 녀석들. 먹이를 먹고 나자 양지 쪽으로 자리를 옮겨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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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한번 더 나는 이곳을 찾았다.
그리고 마침 집앞에서 먹이를 주기 위해 길고양이를 부르고 있는 캣맘을 만났다.
그에 따르면 여기서 정기적으로 사료를 주며 보살피는 녀석은 4마리라고 한다.
어제 만난 4마리의 고양이가 바로 그 녀석들이다.
그리고 가끔 2마리의 고양이가 더 오곤 하는데,
한 마리는 턱시도 고양이고, 다른 한 마리는 한쪽 눈이 없는 애꾸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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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에서 급식 시간을 기다리는 고등어무늬 한 마리와 노랑이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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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꾸냥이라고요?”
동네 사람 중 누군가 녀석에게 돌을 던져 한쪽 눈이 실명이 되었다는 것이다.
어디를 가나 길고양이를 못살게 구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그럼 여기 오는 4마리는 모두 한 식구인가요?”
“노랑이만 다른 어미에게서 태어났고, 나머지 3마리는 한 식구에요.”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자 캣맘은 집앞의 빈 캔에 사료를 담고
다시금 길고양이를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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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가 집에서 캣맘의 급식과 보살핌을 받는 4마리의 길고양이. 먹이를 먹고 나자 여기저기 흩어져 휴식을 취하고 있다.

혀를 입천장에 대고 ‘쯔쯔쯔쯔쯧 쯔쯧~’ 하는 소리를 내자
어떻게 알고 깨밭 콩밭에 있던 녀석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새끼를 밴 어미는 집안에서, 나머지 3마리는 바깥에서
그렇게 녀석들은 오늘도 여기서 캣맘의 따뜻한 정성 한 그릇을 깨끗하게 비워냈다.
그리고는 각자 볕 좋은 곳으로 옮겨가 그루밍을 하고 해바라기도 한다.
이 행복한 풍경, 오래오래 계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 그립구나, 희봉이 깜냥이::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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