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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5.11 길고양이 보살피는 할머니의 손 (45)
길고양이 보살피는 할머니의 손
우리 동네 전원주택 할머니
길고양이에게 밥 주신다.
마당에 올망졸망 모여 앉은 길고양이 먹이려고
집안으로 들어가 어묵을 들고 나오신다.
그 어묵을 손으로 잘게 찢어 한 조각씩
길고양이를 불러 먹인다.
“아이고 우리 이쁜이...” 하면서.
한 마리씩 돌아가며 먹여준다.
마당에 있던 길고양이들은 어묵을 들고 나온 할머니 앞에서
반갑다고 고맙다고 저마다 꼬리를 높이 치켜올린다.
마당가에서 놀고 있던 녀석들도 부리나케 달려온다.
순식간에 모여든 길고양이
차례를 기다리듯 줄을 선다.
길고양이 밥 주는 할머니의 손이 아름답다.
그냥 먹이그릇에 부어주는 것이 아니라
한 마리씩 불러 먹여주는 할머니의 손이 그지없이 아름답다.
그것을 받아먹는 길고양이 녀석들도 봄볕 속에서 아름답다.
어묵 한 조각씩을 얻어먹은 길고양이는 이제
뿔뿔이 흩어져 쉬고 놀고 마실을 나간다.
어떤 고양이는 테라스에 올라가 그루밍을 하고
또 어떤 고양이는 앵초밭가에 앉아 입맛을 다신다.
어떤 고양이는 화분받침에 고인 물을 마시고
또 어떤 고양이는 들마루에 올라앉아 해바라기를 한다.
할머니는 아름답고 길고양이는 평화롭다.
사람의 손은 길고양이에게 구원이 될 수도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손은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보살피고 쓰다듬는데,
어떤 손은 길고양이에게 돌을 던지고
막대기를 휘두른다.
어떤 손은 아름답고 어떤 손은 공포가 된다.
길고양이에게 손을 내밀어 보라.
길고양이는 당신의 아름다운 손을 기다리고 있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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