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의 겨울나기'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1.01.18 고양이 너머 하염없이 눈은 내리고 (18)

고양이 너머 하염없이 눈은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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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너머 하염없이 눈은 내리고

 

 

돌담집을 떠나 폐차장으로 영역을 옮겼던

가만이가 최근에 다시 돌담집에 종종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유인즉슨 가만이가 영역을 옮긴 폐차장은

노을이와 무럭이네 3남매가 사는 영역에서 가까운데다

노을이는 이 폐차장까지도 자신의 영역으로 여기고 있는 모양이어서

가만이가 이곳에 머무는 것을 그냥 두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가만이는 영역을 옮기긴 했으되,

옮긴 영역이 아직까지는 그다지 공고한 편이 아니다.

내가 보기엔 그냥 좀 떼어주고 양보하면서 살아도 될것 같은데,

고양이의 세계는 또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다.

어쨌든 가만이는 툭하면 폐차장에서 쫓겨나 정처없이 떠돌곤 했다.

그러다 다시 최근에야 옛 영역인 돌담집을 찾아온 것이다.

녀석이 몇 달 만에 처음 돌담집을 찾아온 날은

때마침 대모와 꼬미, 대모의 두 아이들이 논자락에서 사료를 먹고 있었다.

가만이가 슬금슬금 논자락에 나타나자

대모가 먼저 고개를 들어 알은체를 한다.

꼬미도 함께 살던 사이라 냥냥거리며 인사를 한다.

하지만 대모네 두 아이들은

왕언니뻘인 가만이를 처음 보는지

보자마자 털을 바짝 세우곤는 앙칼진 경계음을 날린다.

가만이도 어린 두 동생을 처음 대하는지

함께 야릉거리다가 장독대로 대피해버린다.

노랑이 녀석 하난는 기어이 장독대로 대피한 가만이를 뒤쫓아

장독대 밑에서 또 앙칼지게 운다.

그러자 가만이는 주춤주춤 꽁무니를 빼

예전에 자주 오르던 돌담에 올라 주변을 살핀다.

멀쩡하던 하늘에선 다시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퍼붓는 함박눈을

가만이는 돌담에 올라 바라본다.

함박눈 속의 고양이.

“뭔 눈이 이리도 많이 오냐!”

야속한 눈으로 바라보는 눈.

그러다 눈보라가 들이닥치자 녀석은

돌담 아래로 내려와 잠시 눈을 피한다.

내가 좀더 가까이 다가가 녀석에게 렌즈를 들이대자

녀석은 흠칫 놀라 다시 돌담으로 뛰어오른다.

옛날 같았으면 1미터 앞에서도 도망가지 않았을 녀석이

내가 멀찌감치 다가서는데도 놀라서 도망을 친다.

확실히 녀석이 돌담집을 떠난 데에는

‘뭔가’ 수상한 사건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나에 대한 경계가 심해졌을 리가 없다.

녀석은 나를 피해 결국에는 지붕으로 올라간다.

지붕에 올라서도 눈치를 보는 녀석.

급기야 녀석은 지붕 틈새로 몸을 숨긴다.

아랑곳없이 눈은 푸짐하게 퍼부어댄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 트위터:: @dal_lee

Trackback 0 And Comment 18
  1. 장홍석 2011.01.18 17:09 address edit & del reply

    왠 일로 1등이네요...^^...우선 새단장을 추카드립니다. 좀 더 부티난다고할까요?

    가마니는 오랜만에 봅니다. 가마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아이들과 친해 지기를....건강하기를....

  2. 또웅이 2011.01.18 17:14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은 평소보다 더...조용히 글을 읽게 되네요.


    좀 넉넉한 마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가만이 좋은 둥지 찾으라고 기도해줄거예요.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닷.
    여행은 잘 다녀오셨지요.책 출판 기다리고 있습니다. ^___^

  3. 습삐 2011.01.18 17:46 address edit & del reply

    오랜만에 포스팅이시네요 +_+
    이 추위를 시골냥이들은 어케 이겨내나 새삼 궁금해집니다.
    항상 잘보구있어요~~

  4. 오기 2011.01.18 19:07 address edit & del reply

    알라딘에서 새책 알리미가 왔길래
    혹시나 들어왔더니 역시나 ..블로그가 새단장 했네요
    뭔가 중후한 멋도 납니다
    막상막하더니 1번 푸른 하늘색 배경의 아기고양이가 책표지로 선정됐나 봅니다
    기대됩니다~
    가만이..그냥 친하게 지내고 싶을뿐일지도 모르는데
    아그들아 넘 야박하게 굴진 말아죠 ~

  5. 오기 2011.01.18 19:11 address edit & del reply

    집고양이도 같이 사는 사람이 목욕을 시키거나
    병원을 데리고 다녀온 후나
    야단친 다음에는 한동안 경계를 하더라구요- 삐진거죠
    잘 삐지고 서운해 하는데....
    뭔가 가만이를 위협한것이 있을 수 있겠네요
    가만이가 무사히 잘 이겨내길

  6. 꽁지 2011.01.18 20:15 address edit & del reply

    집당장을 하시느라 올만에 포스팅을 하시거 같아요.
    멋드러지게 당장을 하셧으니 ...
    집들이를 하셔야 겠어요....ㅎㅎㅎㅎ

  7. 미리내 2011.01.18 20:16 address edit & del reply

    구름님..새해 안녕 하세요 올해에는 구름님댁네의 평안과 ..그리고 구름님의 손길을 받는 냥이들..이땅 길위의 모든생명이 조금이나마 편하게 지낼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 드리고 블로그 새단장도 멋집니다 가만이에게 혹시?일어났던 그어떤 수상함에 마음이 쓰립니다

  8. 벼리콩 2011.01.18 20:20 address edit & del reply

    으윽...
    댓글 찾느라고 한참 고생했어요 ㅜㅜ
    이런 컴맹...
    가만이... 혹여 사람에게... 몹쓸일을 당한게 아니길 바랍니다.
    어서 안전한곳에 자리를 잡아야할텐데...
    가만이의 저 서글픈 눈빛이 자꾸만 맘에 걸리네요
    요며칠 추위가 장난 아니었는데 다들 무사한지...
    다른 아이들 소식도 좀 전해주세요~

  9. 유스티나 2011.01.18 20:31 address edit & del reply

    이쁜 아가들...고된 추위 잘 버텨주길 .. 부디 따뜻한 봄날까지 무사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10. 페라 2011.01.18 22:07 address edit & del reply

    나도요.
    댓글을 어디서 볼 수 있는지, 한참 헤맸네요. 컴맹이라...
    얼마나 기다렸는지.....너무 반가워요.
    가만이 너무 애처롭네요.
    이렇게 추운데 동생들이 마음을 열고 가만이를 받아 들여 함께 지내면 좋으련만.....
    빨리 이 지긋지긋한 겨울이 지났음 좋겠어요.

  11. nameh 2011.01.18 22:42 address edit & del reply

    이곳 분위기가 싹 바뀌었네요..
    오랫만의 냥이들 소식이 반갑구요..
    (가만아.. 힘내렴.. 이 대한민국의 길고양이라는것만으로도 너는, 대단하다.. -.-)

  12. 냥이족 2011.01.19 07:07 address edit & del reply

    음... ㅇㅅㅇ
    가만이가 다시 가만히 옛 살던 터로 돌아왔군요.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반지르르 윤기가 흐르던 가만이였는데, 지금 보니 살은 붙었지만 뭔가 초췌한 걸 숨길 수 없어 보입니다.
    이런저런 많은 고단함과 사연을 겪었겠지요...
    그래도 무사히 건강하게 살아가는 걸 보니 다행스러운 마음부터 먼저 드네요.
    대모 할매도 반겨주시고... ㅇㅅㅇ
    아기들과도 자주 얼굴을 익히면서 함께 살았으면 합니다.

    뱀발 - 새로이 리뉴얼된 '구름과 연어, 혹은 우기의 여인숙'이네요! 산뜻하고 색달라 보입니다. 이 기념으로다 올 한 해는 모든 냥이족, 냥이님과 달리님께 좋은 일들이 많기를!

  13. Favicon of http://noyuna.tistory.com BlogIcon yuna 2011.01.19 10:40 address edit & del reply

    녀석, 코에 검은 고양이가 한마리 더 있는 것 같아요 :-)

  14. 새벽이언니 2011.01.19 10:49 address edit & del reply

    으음... 속상한 상황이네요
    이놈의 날은 언제나 좀 풀릴런지 ㅠ

  15. 고양이의꿈 2011.01.19 11:08 address edit & del reply

    싹 바꼈네요 . 올겨울은 고양이들에겐 너무나 혹독한 겨울이네요. 빨리 날이 풀려야하는데..

  16. Favicon of http://kyung6425hanmail.net BlogIcon 나비 2011.01.19 15:09 address edit & del reply

    여행은 잘 다녀 오셨나요?...
    잠시 떠났던 일상에 다시 돌아 오셨네요..
    블러그 대문도 바뀌고..
    제 닉넴이 딱 뜨길래 깜짝 놀랐습니다 ㅎㅎ..

    시련의 계절 겨울이 빨리 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이 추위를 견뎌내는 우리의 길고양이들에게
    경의를 보냅니다..

  17. ㅎㅎ 2011.01.19 22:52 address edit & del reply

    괜히 짠해집니다... 추운겨울 가만이와 모든 길고양이들 무사히 넘기길....

  18. 손화숙 2011.01.21 09:42 address edit & del reply

    가만이의 컴백이 매우 반갑네요...^^
    좋은 일만 있길 기원합니다.
    언능 눈이 녹고 따뜻한 봄이 와서
    다시 활기찬 녀석들의 모습이 보고 싶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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