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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까치 부부의 신혼집 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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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까치 부부의 신혼집 짓기



우리 동네 까치 부부 아침부터 신혼집을 짓는다.
하필이면 집 옆의 산기슭에 와 건축 자재를 물색하고
부부가 번갈아 나뭇가지를 물어나른다.

까치 부부의 신혼집은 집에서 50여 미터쯤 떨어진 은사시나무 꼭대기.
벌써 열흘 넘게 나뭇가지를 물어나르고 있다.
그러는 동안 신혼집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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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의 두배가 넘는 나뭇가지를 물고 공중을 날아가는 까치.

한번은 바깥이 소란해서 나가봤더니
산기슭을 돌아다니며 까치 부부가 까악깍~ 거리고 있는 거였다.
한 마리는 어느 새 커다란 나뭇가지를 찾아 부리에 물고
참나무에 잠시 올랐다 날아가고,
다른 한 마리는 아직도 이리저리 숲을 돌아다니며 나뭇가지를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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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나뭇가지를 찾아 부리로 물고 있는 까치(위). 일단 참나무 밑가지로 날아올라 공중으로 날아갈 채비를 한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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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보니 이 녀석들 아무거나 건축자재로 쓰는 게 아니었다.
녀석들은 길고 단단한 나뭇가지만을 용케도 찾아냈다.
이번에 찾은 나뭇가지는 제 몸의 두 배가 넘는 엄청 큰 거였다.
녀석은 그것을 부리로 물어 참나무 아래로 일단 옮겼다.
그러고는 참나무 아랫가지 쯤으로 날아오르려는데,
몇 번이나 주위의 가지에 걸려 부리에 있던 나뭇가지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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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이 있는 은사시나무를 향해 날아가는 까치.

천신만고 끝에 녀석은 참나무 윗가지까지 두 번에 걸쳐 옮겨앉았다가
공중을 날아간다.
저보다 두 배가 넘는 커다란 나뭇가지를 물고 까치가 날아간다.
가다가 은행나무 꼭대기에서 한번 쉬었다가
다시 신혼집을 짓는 은사시나무까지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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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온 나뭇가지로 집을 짓고 있는 까치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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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도착해 있던 까치는 벌써 나뭇가지를 부려놓고
늦게 온 까치를 향해 뭐라뭐라 까악깍거린다.
우리 동네 까치 부부 열흘 넘게 저러고 있다.
까치 부부에게도 봄은 성큼 다가왔다.

* 슬로 라이프::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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