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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06 꽃집의 고양이는 예뻐요 (15)
꽃집의 고양이는 예뻐요
~꽃집의 고양이는 예뻐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추석 성묘 가는 길에 국도변의 한 시골 꽃집에서
흰 소국 한 다발을 샀다.
꽃집 주인이 닭 모이를 주러 간 탓에
한참이나 기다렸다 산 꽃이다.
소국 한 다발을 들고 나오는 길에 보니
꽃집 앞마당에 두 마리의 새끼 고양이가 밥을 먹고 있었다.
갈색과 회색이 조화를 이룬 줄무늬 고양이.
집에서 키우는 마당고양이라고 했다.
마당에서 밥을 주고 키우기는 해도
자유롭게 동네를 떠도는 길고양이나 다름없는 녀석들이다.
~꽃집의 고양이는 예뻐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라고 흥얼거리는 거였다.
한 녀석은 붙임성이 좋아 체 위에 올라앉은 채
내가 가까이 다가서도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한 녀석은 경계심이 어찌나 심한지
나를 보자마자 구석의 나무더미 속으로 숨어들었다.
가까이 다가서 손을 내밀수록 녀석은 더 깊숙한 곳으로 몸을 숨겼다.
그때 어디선가 서늘한 기운이 내 뒤통수를 향하는 것같아
위를 쳐다보니, 옥상 계단에서
녀석들의 어미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당장 떨어져~!’ 하는 어미의 경계음이 날카롭게 울렸다.
새끼들에게 해코지라도 할까봐 어미는
아까부터 옥상 계단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새끼 두 마리와 어미는 판에 박은듯 똑같은 모습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꽃집에는 이런 고양이가 두 마리 더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차례로 집앞 도로에서 로드킬을 당했다는 것이다.
“내가 동물을 좋아해서 집에 닭도 키우고 토끼도 키우고 개와 고양이까지 다 키우고 있어요.”
꽃집 아저씨의 말이다.
꽃집 주인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어미는 옥상 계단에서 내려와
옆집 담장으로 풀쩍 건너뛰어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다.
새끼들을 두고 마실이라도 갈 모양인데,
아무래도 낯선 내가 거슬리는지 어미냥은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야옹거렸다.
* 고양이의 사생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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