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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1.15 차마고도 소금계곡 6
차마고도 소금계곡
옌징 시내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소금계곡을 향해 내려간다.
강 건너 산등성이에 자리한 루띵마을이 안개를 벗고
선명한 모습을 드러낸다.
까마득한 절벽과 벼랑 아래로 황토색 란창강은
사납게 흘러간다.
건너편 벼랑을 보니 실오라기처럼 이어진 차마고도의 옛길이
아찔하게 절벽에 걸려 있다.
차마고도 마방의 마지막 근거지로 남은 옌징의 소금계곡 풍경.
도무지 사람이 다닐 것같지 않은,
설령 다닌다고 해도 한발만 삐끗하면 곧바로 란창강이 집어삼키는
위험천만한 길이다.
그리고 그 위태로운 벼랑길에
3명의 마방이 10여 마리의 말을 앞세워 소금짐을 싣고 간다.
란창강 이쪽 편의 백염 생산지(위). 란창강 저쪽 편의 홍염 생산지(아래).
사실상 이 시대의 마지막 마방의 무리는
옌징을 마지막 근거지로 삼고 있는데,
당연히 옌징의 소금이 이들의 전통을 아직까지 유지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소금밭을 손질하는 소금계곡의 아낙들.
내리막길 에움길을 돌아서자
말로만 듣던 소금계곡의 진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S자로 휘돌아나가는 란창강을 사이에 두고
다랑논처럼 양쪽 계곡에 빼곡히 들어선 것들이 모두 염전이다.
옌징 소금계곡의 소금밭 풍경.
감탄과 감동!
염전을 바로 발 밑에 두고,
소금을 실어나르는 또다른 마방 행렬도 눈에 들어온다.
마방이 이끄는 말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일렬로 내 앞을 지나 언덕 꼭대기로 올라섰다.
소금계곡에 마치 다랑논처럼 보이는 것들이 모두 하나하나의 소금밭들이다(위). 소금밭 결정지에 하얗게 소금이 내려앉았다. 그 옆에는 소금우물에서 길어온 소금물을 임시로 저장하는 소금연못도 보인다(아래).
엄청난 염전지대에 고작해야 몇 명의 아낙들만 남아서
소금밭을 오가며 두렁을 손질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 내린 비가 상당수의 염전을 망쳐놓았기 때문이다.
소금밭에 다닥다닥 피어난 소금 결정체(위). 소금밭 아래 고드름처럼 매달린 소금 고드름. 이 고드름 소금을 훨씬 질 좋은 소금으로 친다(아래).
이곳 사람들은 온천처럼 솟아나는 소금물을 날라다
소금밭에 채운다.
이렇게 채운 소금물은 더러 증발이 되어 흙바닥에 결정체로 남고,
더러는 여과되어 소금밭 아래 천장에 고드름처럼 매달린다.
이 고드름이 바로 질 좋은 소금이 된다.
소금밭가에 세워놓은 허름한 소금창고.
그러니까 이곳에서는 소금의 원천인 소금우물이 있고,
그것을 소금연못에 1차로 옮겨부은 다음
한번 더 소금밭에 2차로 부어 여과시켜 소금을 만든다.
한때 이곳의 소금밭은 중국에 의해 국영으로 운영된 적이 있으나,
현재는 민간에 양도되어 공동소유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다.
소금밭에서 소금짐을 싣고 온 마방의 말이 비탈길을 올라오고 있다.
이곳 소금밭에서 일하는 소금꾼은 거개가 여자들이다.
이곳의 여자들은 남자들도 하기 힘든,
소금물을 퍼나르고, 소금밭을 고르고,
생산하는 모든 일을 다 한다.
말무리에 소금짐을 싣고 위태로운 벼랑길을 가는 마방의 행렬.
반면 이곳의 남자들은 대부분 소금을 나르거나 내다파는 일을 한다.
하필이면 내가 소금계곡을 찾았을 때
가장 시기가 안좋은 우기여서
소금계곡은 심심할 정도로 한가했다.
옌징에서 소금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자리한 쵸르텐에서 몇 명의 순례자들이 탑돌이를 하고 있다.
한 무리의 마방이 소금을 싣고 소금계곡을 떠나자
소금계곡은 갑자기 적막한 계곡이 되어
낯선 나그네의 발길을 돌려세웠다.
*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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