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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21 꽃의 여백을 찍다 (10)
꽃의 여백을 찍다
꽃은 꽃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가끔 우리는 ‘꽃의 아름다움’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꽃 바깥의 여백을 놓칠 때가 있다.
그러니까 꽃에 너무 집중해서 접사로 접근할수록
꽃의 여백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얘기다.
나 또한 즐겨 꽃 접사를 시도하곤 하지만,
이따금 꽃보다는 꽃의 여백에 빠질 때가 있다.
이를테면 햇볕이 수면에 부딪쳐 수많은 발광원을 그려낼 때
혹은 뒷배경의 뭉개진 듯한 무늬가
황홀한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을 때,
아니면 잎들이 잎잎이 떠 있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삼을 때가
대체로 그렇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나도 적잖이 놀랄 때가 많다.
셔터를 누를 때와 막상 화면으로 보았을 때
배경의 뭉개짐과 스펙트럼이 예상보다 멋지게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배경 자체가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것만 같다.
꽃과는 전혀 다른 비밀을 간직한 것만 같다.
그것은 어쩌면 꽃의 이면일지도 모른다.
꽃을 돋보이게 하는 숨어 있는 1인치!
그래서 나는 종종 꽃과 이파리의 배경에 주목한다.
정작 보여주고 싶은 것은 그 배경과 여백임을...
다시 말해 여백의 말하지 않는 것들을 말해 주고 싶음을...
어찌됐든 그것은 꽃과는 전혀 다른 미학의 세계이고,
꽃이 보여주지 못하는 특별한 풍경임을 부정할 수 없다.
* SLOW LIFE::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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