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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맛 처음이야, 코코넛 와플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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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의 지존, 코코넛 와플에 반하다


만일 라오스 루앙프라방을 여행하게 된다면,
꼭 한번 거리에서 즉석으로 만들어 파는 코코넛 와플을 맛보시기 바란다.
루앙프라방 중심가인 씨사왕웡과 싹카린 거리를 다 돌아다녀도
이 코코넛 와플을 파는 곳은 딱 한곳이다.

그런데 이 ‘한곳’을 만나기가 쉽지만은 않다.
와플을 파는 노점은 길거리에 화덕을 놓고 장작을 피워
와플을 만들기 때문에 비가 오면 장사를 하지 않는다.
또한 중심가에서 장사를 하지 않고 거의 대부분 골목에서 장사를 하므로
여행자의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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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두개의 화덕과 팬을 놓고 코코넛 와플을 구워서 파는 노점.

결정적으로 와플 아줌마는 장소를 옮겨다닌다.
어제 와플을 샀던 곳으로 가도 허탕을 치기 일쑤다.
루앙프라방 여행 3일째 나는 운좋게 싹카린 거리에서 숙소로 가는 골목에서
이 와플 노점을 만났다.
아줌마는 화덕에 장작불을 피우고 있었는데,
와플을 만드는 ‘팬’은 고작 2개가 전부였다.
이게 무슨 와플이냐고 묻자 아줌마는 ‘코코넛 와플’이라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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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 와플의 재료는 찹쌀가루 반죽에 코코넛 가루와 육즙이 전부다.

코코넛 와플이라고?
그러니까 이것은 라오스에서만 맛볼 수 있는 와플이다.
재료는 찹쌀가루를 갈아만든 반죽에다 코코넛 가루와 직접 긁어서 낸 과육을 3분의 1쯤 섞은 것으로
설탕 말고 다른 재료는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이 천연 반죽을 와플 틀에 넣고 화덕에 10여 분쯤 구워내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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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 반죽을 틀에 두르고 10여분쯤 화덕에 달구면 코코넛 와플이 완성된다.

배가 출출해서 나는 그냥 간식이나 하자고 와플(3000낖, 300~400원)을 하나 주문했다.
앉은자리에서 10여 분을 기다려 받아든 와플을 한 조각 입에 넣어 맛을 보는데,
이건 보통의 맛이 아니다.
코코넛의 은은한 향과 맛, 찹쌀의 담백함이 환상적으로 어울려
오랜만에 무뎌진 미각을 되살려냈다.
쫀득쫀득 찰지고, 은은한 코코넛 향이 배어 있는 것은 물론
사각사각 코코넛 육질이 살짝 씹히는 그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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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 와플은 쫀득쫀득 찰지고 은은한 코코넛 향이 배어 있다. 사각사각 코코넛 육질도 살짝 씹힌다.

2년 전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는 유명하다는 정통 ‘리에주 와플’ 가게에서
화려하게 장식된 리에주 와플을 맛본 적이 있다.
당시 초콜릿 와플과 생크림 와플, 크림치즈 와플 등을 맛보고
행복했던 기억이 있는데,
솔직히 말해 그때 먹었던 ‘와플의 최고’라는 리에주 와플보다
거리의 화덕에서 막 구워낸 ‘코코넛 와플’이 훨씬 입맛을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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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코넛 와플을 맛본 후 다음 날 루앙프라방을 다 돌아다녀도 와플 노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루앙프라방을 떠나는 날 이 노점을 다시 만나 한번 더 환상적인 맛을 음미했다. 

입맛이 고급스러운 사람들이야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이 코코넛 와플이야말로 ‘와플의 지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크림이나 크림치즈와 같은 토핑도 없는 코코넛 와플이 설마 벨기에의 리에주 와플보다 맛있을까, 라고 말하겠지만,
나는 단언한다. 훨씬 더 맛있다고.
만일 누군가 루앙프라방에 가거든 그 맛을 한번 비교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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