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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2 나전칠기, 그 황홀하고 오묘한 빛깔 4

나전칠기, 그 황홀하고 오묘한 빛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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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칠기, 그 황홀하고 오묘한 아름다움




과거 통영의 통제영에는 12공방(입자방, 총방, 상자방, 화원방, 소목장, 야장방, 주석방, 은방, 칠방, 동개방, 화자방, 안자방)을 두어 다양한 공예품을 생산하고 조달하는 일을 전담케 했는데, 갓일과 나전, 두석과 소반, 옻칠 등은 오늘날까지도 그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나전칠기는 통영을 대표하는 전통공예로 송방웅 선생(70)이 현재 나전장(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열아홉 살에 정식으로 나전 공예에 입문해 50년 넘게 나전공예와 함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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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칠기의 궁극의 아름다움은 그 오묘하고 화려한 빛깔과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색채의 스펙트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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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을 했다. 아버지가 가업으로 이것을 했는데,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아버지가 하는 나전을 만지고 보고 느끼면서 자랐다. 그러니 70년을 한 거나 마찬가지다. 본격적으로 입문한 나이는 열아홉 살이다. 나전칠기는 나전공예, 칠공예, 목공예(소목), 금속공예(두석)가 하나로 합쳐진 종합예술품이다. 처음에 나무를 가지고 틀을 짜야 하고, 거기에 옻칠을 하고 자개를 붙이고, 다시 옻칠을 하고 장석을 달고 해야 하니까, 네 가지 공예를 모두 할줄 알아야 한다. 옛날 12공방의 전통도 여기 대부분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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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나전장 송방웅 선생이 줄음질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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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서 유독 나전칠기가 발달한 까닭 또한 그 첫째가 12공방의 전통 때문이다. 그 밖에도 유난히 색패(빛깔이 영롱한 전복 껍질)가 많이 나는 지리적 요인과 옻칠이 잘 되고 잘 스미는 습하고 온화한 기후도 나전칠기의 발달에 한몫을 했다. 현재 송방웅 선생이 나전으로 만드는 것들은 삼청장, 애기장, 보석함, 연상, 빗접(화장도구함), 달비집(가발집), 소반 등 거의 모든 안방의 소도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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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칠기의 옻칠작업에 쓰이는 옻(위)과 옻칠과정(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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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은 2~3개월, 큰 것은 1년이 걸릴 때도 있다. ‘백골’(뼈대만들기) 단계에서부터 30여 과정을 거쳐야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고, 옻칠만 20번을 해야 할 때도 있다. 힘든 적 많았다. 안해야지 하면서도 아버지 밑에서 그 밥을 먹고 살았는데, 안 할 수가 없었다.” 통영의 나전칠기는 1604년 이경준 통제사가 통제영을 지금의 ‘세병관’ 자리로 옮기면서 시작되었다. 12공방의 칠방을 통해 칠기가 성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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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방웅 선생이 만든 빗접(화장도구함, 위)과 소반(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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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의 라(螺)는 소라나 전복 등 색패를 가리키는 말이고, 전(鈿)은 금속을 장식하는 것을 일컫는다. 1천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나전칠기는 60~70년대까지만 해도 부의 상징으로, 통영에서 한집 건너 나전칠기 공방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비싸다는 이유로 점차 내리막길을 걸어 현재는 그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 따라서 요즘에는 송방웅 선생을 비롯해 몇몇 나전 장인들이 전통적인 나전에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작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어쩌면 노트북이나 휴대폰같은 전자제품에도 부분적으로 나전공예기법을 응용할 수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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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의 재료(위)와 애기장의 화려한 아름다움(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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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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