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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3 구멍냥이 14

구멍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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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냥이

 

고양이는 늘 볕을 그리워하는,
말하자면 태양을 숭배하는 족속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캄캄한 그늘과 암흑을 사랑하는
어둠의 자식들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볕 한 점 들지 않는 구멍을
그렇게나 좋아할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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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냥이 소리 녀석이 축사에서 논으로 이어진 배수관 구멍을 빠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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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마을 축사냥이들은 종종 축사에서 논으로 이어진 배수관을
마치 ‘출입 통로’처럼 이용하곤 한다.
녀석들에게는 이 배수관이 ‘고양이 구멍’인 셈이다.
특히 턱시도 고양이 형제인 소리와 가만이가
이 고양이 구멍의 단골손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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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소리와 외모가 흡사한 가만이 녀석이 고양이 구멍 속에서 바깥의 동정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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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해야 고양이 한 마리 정도가 빠져나올 아주 협소한 구멍을
녀석들은 번갈아 들락날락거리며 장난을 친다.
그러니까 이건 일종의 놀이일 수도 있겠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은신처가 되고,
심심할 때는 놀이터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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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구멍을 빠져나와 축사 바깥 공터에서 해바라기를 하는 소리(사진 왼쪽)와 가만이(사진 오른쪽).
 
소리와 가만이는 얼핏 보아서는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외모가 흡사하다.
둘의 구분은 코 윗부분의 무늬로 구분할 수 있는데,
코 윗부분에 흰줄무늬가 뚜렷한 녀석이 가만이이고,
흰줄무늬에 검은털이 섞여 난 녀석이 소리다.
그러나 축사 구멍을 들락날락거릴 때면
도통 두 녀석이 구분이 가지 않는다.

구멍을 좋아하는 구멍냥이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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