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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04 한 잎의 고양이 (30)

한 잎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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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의 고양이



가을걷이가 다 끝난 논배미에서
새끼 노랑이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먹을 게 없어서 녀석은 오래 전에 죽은 듯한 말라붙은 개구리를 뜯어먹고 있었습니다.
내가 다가서자 녀석은 그조차 다 삼키지 못하고
낙엽이 잔뜩 쌓인 축사 골목으로 도망을 칩니다.
그 뒷모습이 너무 쓸쓸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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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또 어디 가서 먹이를 구한담!"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계속해서 그 고양이가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이번 겨울이 묘생 첫겨울인 고양이.
단풍나무 한잎같이 조그만 고양이.
문득 작고한 오규원 시인의 ‘한 잎의 여자’라는 시가 떠올라
그것을 패러디해 <한 잎의 고양이>를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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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땜에 개구리도 다 못먹고..."

단풍나무 한 잎같이 조그만 고양이
그 한 잎의 고양이가 걸어가네
단풍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슬픔,
그 한 잎의 눈망울,
그 모진 추위와 바람 다 맞고
한 잎의 고양이가 걸어가네

이번 겨울이 첫겨울인 고양이,
태어난 지 한달만에 삶의 고통을 알아버린 고양이,
먹을 게 없어 논배미를 뒤져 말라붙은 개구리를 씹어먹던 고양이,
사람이 무서워 사람 곁에 갈 수 없는 고양이,
볕이 들면 축사 볏단을 깔고 자는 고양이,
곧 떨어져 사라질 것만 같은 아주 작은 고양이,
그 한 잎의 고양이가 걸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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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걱정마세요! 그럭저럭 견딜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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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bluebus.tistory.com BlogIcon 블루버스 2009.11.04 10: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말라보입니다. 얼굴에 상처도 있구요.
    제대로 먹고나 다니는건지...^^;

  3. 별아 2009.11.04 10:55 address edit & del reply

    책임져 줘요.
    어쩌자고 어린 슬픔을 이 깊은 가을 아침에 내보이나요. ㅠㅠ

  4. Favicon of http://kyung6425hanmail.net BlogIcon 나비 2009.11.04 10:57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본 ebs 다큐프라임의 인간과 고양이가 떠오르네요...

    '그한잎의 작은 고양이'
    작은 생명...

  5. 2009.11.04 10:5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봄뇬이네 2009.11.04 11:01 address edit & del reply

    15년 같이 살던 ...생때같은 반려견을 8.1 보냈지요..보내면서
    숨이 넘어가는 그녀석을 부여잡고..내가 아무것도 해줄수 없음에...
    내가 그 어떤것도 할수 없음에 깊고 깊은 무력감을 느꼈지요.

    누가 그랬나요..인간이 무엇이든 할수있는 존재라고..
    달나라도 가고 우주탐사도 하고 .. 그런건 할수있는 존재지만..

    길냥이에게 작은 밥그릇 건내는 것조차 발길질로 그 밥그릇을 엎는 존재이기도합니다.

    그 위대한 존재들은..

    저 작고 어린 작은생명하나 ...따뜻하게 감싸줄 힘이 없는 것일까요?

    차라리...감싸줄수 없다면 ...감싸주고 보듬어주시는 분들에게 욕이라도 안하고 헤코지라도 안했으면..
    집에있는 우리아이다섯녀석들이 이겨울에 죽은개구릴 뜯어먹고있는 상상에...왈칵 눈물이 나옵니다.
    저는정말 무력한존재입니다

  7. 로이 2009.11.04 11:11 address edit & del reply

    추천은 왜 한번밖에 안되는 건가요ㅠㅠ
    이런 글엔 백만번 추천하고 싶네요.

  8. 미리내 2009.11.04 13:02 address edit & del reply

    아기의 때묻은 콧잔등이 눈물나게 합니다 아가 미안하다

  9. 새벽이언니 2009.11.04 14:06 address edit & del reply

    마음 한켠이 싸해집니다
    날은 갈수록 추워지는데..
    잘 견뎌야 한다!! 라고 하기엔
    저녀석의 얼굴이 너무 야위어 보이네요
    그래도 견뎌야 한다 아가야..

  10. Favicon of http://blog.daum.net/hls3790 BlogIcon 옥이 2009.11.04 14:29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가 어려보여요...
    바람도 차갑고....추워지고 있어요.,...괜히...저와 같은 모습같은 고양이에게 추천하고 갑니다..

  11. Favicon of http://9999 BlogIcon 우씨ㅠㅠ 2009.11.04 16:09 address edit & del reply

    눈물나게 하는구만 ...
    어제 ebs 다큐프라임 보구 가슴이 미어 졌는뎅(밤 9시50분에 합니다)

    오늘 2부 모두들 꼬옥 보시와요.
    오늘은 더 슬플것 같은데 ... 인간과 냥이들의 공존 하는 삶에 도움이 될 방법이
    혹시나 있을까 기대하며 볼려구요.

    마지막 독백... 그럭저럭 견딜만 해요.
    아흑 짜식 그말이 더 슬푸당
    날씨도 꿀한데 눈물 한줄기 주루루~~~~~~~~~~~~~~~~~~~~~~` 냥이야 아자 아자 힘내 ^^

  12. 재인 2009.11.04 16:54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가여워서..... 읽고나니 가슴에 돌덩어리를 얹어 놓은것 같아요....
    어제밤에도 EBS에서 방영한 다큐보고 아이들이 눈에 밟혀 오늘은 보지말아야지 마음 먹었는데....

    오늘밤엔 비도 온다는데 가여운 길냥이들은 어디서 비를 피할지....
    추운겨울은 어찌 날지....
    ㅠㅠ

  13. Favicon of https://oflove.tistory.com BlogIcon 워크투리멤버 2009.11.04 21: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귀여운 냥이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네요.ㅠㅠ

  14. 마음이.. 2009.11.04 21:54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아프네요......... 할일이 없을까 우리 인간에겐?

  15. 한잎의고양이 2009.11.04 23:28 address edit & del reply

    시와 고양이가 너무 어울리네요 ㅠ
    정말 작디작고 여려보이는 노랑둥이... 겨울을 잘 보내야할텐데 걱정이네요..
    아가야 힘내!!

  16. Favicon of http://ㅇ BlogIcon 냥이숙녀 2009.11.05 05:57 address edit & del reply

    ㅠㅠ. 눈물이 주루룩.. 먹고 살기 팍팍해서 이 겨울을 저 작은 아가가 날수나 있는걸까요.. 너무 마르고 고단해보이네요. 살아있는 작은 애가 먹구는 살아야하고 인간들은 먹을것을 도와주긴 커녕 재수없는 동물이라고 멸종시킬 궁리나 하니 ㅜㅜ

  17. 꽁자 2009.11.05 08:5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ebs다큐 봤는데, 끝까지 못보겠더라구요.
    불쌍한 애기들 나오면 채널을 돌릴수밖에 없었어요.
    제발 우리 냥이들이나 강쥐들이 행복했음 좋겠어요.

  18. 보라쟁이 2009.11.05 13:29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나 애처롭다..

  19. 우리집앞 2009.11.05 14:07 address edit & del reply

    이사할 때마다 더이상 아이들에게 관심 갖지 말아야지.. 하는데 어느날 눈에 들어오면 그후엔 한밤중에 사료 들고 나가는 제가 있더군요..ㅠ ㅠ 어쩌다보니 업둥이가 한 녀석 더 들어와 이젠 정말 포화상태(7마리). 그래서 추운 겨울을 이제 시작하는 녀석들이 눈에 밟히지만 꾹 참고 먹을 것만 주는 요즘입니다. 예전 동네의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사료 떨어질 때마다 보내면서 소식 듣고 있지만, 너무 자주 사라지는 애들 보면 맘이 안 좋아요. 수술 시켜주고 싶어도 제가 포획해 데려다주는 것이 아니라 신고해서 구청에서 온 사람들이 데려와야 한다는 이야기에 주저하다 시간만 지나고... 쥔장님의 냥이들 소식을 보고 있으면 더더욱 지금 저랑 마주치는 아이들이 생각납니다. 이 추운 겨울 어떻게 지낼지... 매일 밤 보이던 아이가 며칠만 안 보여도 철렁거리고... 언젠가는 저도 구름님처럼 시골에서 살면서 우리 애들에게 좀 더 편안한 환경 만들어주는 것이 소원인지라.. 기왕이면 제가 밥주던 아이들도 데려가 눈치 안 보고 마당에서 해바라기 하게 해주고 싶은데... 오늘도 좋은 글들 읽고 갑니다. 2달도 안 되어 들어와 이제 4개월째에 접어든 우리집 동이가 생각나 주절거렸습니다. 그 녀석 창밖 바라보는 모습이 저 아이의 모습과 겹쳐보여서요^^

  20. 귀여운 냥이 2009.11.05 20:41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작고 연약해 애처로운 아가네요..
    앞으로 다가올 추위를 어떻게 잘 견뎌낼 수 있을른지..ㅠㅠ
    그래도 무사히 잘 버텨야해!

  21. 유스티나 2009.11.06 03:31 address edit & del reply

    아...예뻐라......추운 겨울이 다가오는데..노랑아가가 조금이라도 따뜻히 지낼 공간을 찾았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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