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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03 우리 아기 첫외출, 놀다 가라는 고양이 33

우리 아기 첫외출, 놀다 가라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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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첫 외출, 놀다 가라고양이




아들이 태어난 지도 벌써 50일이 지났습니다.
얼마 전 50일 기념으로 아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파란대문집을 지나는데,
으냐앙~ 하면서 달타냥이 인사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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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지나간 아기는 누구에요?"

잠깐 놀다가 가라고.
그냥 갈 거면 사료나 주고 가라고.
가져온 사료도 없고 해서 그냥 지나치려는데,
이 녀석 줄레줄레 우리 뒤를 따라옵니다.
옆에 있는 마누라는 알겠는데,
유모차에 탄 아기는 누구냐고.
개 좀 시켜달라고.
냐앙냐앙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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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냥아 나중에 우리 아기랑 많이 놀아줘 알았지? "알았으니까 일단 내려놓으세요. 거칠게 다루는 거 내가 안좋아하는 거 아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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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녀석 얼마 전에도 아내 혼자 산책을 다녀오는데,
사료 좀 내놓고 가라며 마을회관까지 따라오더랍니다.
나와 자주 산책을 다닌 아내인지라
달타냥 녀석은 아내한테도 언제나 아는 체를 하고
살갑게 굴곤 합니다.
그런데 둘 사이에 아기가 있으니
무척이나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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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야 담에 또 보쟈옹~!"

한 시간쯤 산책을 하고 다시 파란대문집을 지나가는데,
달타냥은 대문 앞에 앉아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냥은 못보낸다며,
한사코 뒤를 따라오며 냥냥거립니다.
결국 아기를 집안에 눕혀놓고
나만 혼자 사료를 한 움큼 주머니에 넣고 달타냥을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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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벌써 또 겨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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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간은 달타냥에게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깜찍이가 마눌냥이 되어 달타냥의 집에 눌러앉고
급기야 다섯 마리의 아기고양이가 태어나면서
달타냥은 집밖을 떠돌 때가 많았습니다.
새끼를 낳은 깜찍이가 ‘악처’ 모드로 돌변해
툭하면 달타냥을 쫓아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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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을걷이도 다 못했는데... 이 무청밭 다 얼어버리는 거 아닌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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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보름 가까이 달타냥을 못볼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다시금 달타냥이 집에 얌전하게 붙어 있습니다.
달타냥의 거처에서 여름을 난
깜찍이와 다섯 마리의 아기고양이가 각기
분가를 해 나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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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처도 있다가 없으니까, 아쉽네요."

달타냥의 입장에서는 속이 후련할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마누라와 자식들을 다 떠나보낸 애비의 모습은
쓸쓸해 보이기만 합니다.
어느덧 가을이 가기도 전에 겨울이 와서
찬바람도 쌩쌩 붑니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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