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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6.21 잔디밭을 점령한 길고양이 (25)
잔디밭을 점령한 길고양이
한적한 시골, 전원주택 잔디밭에 느긋하게
먹고 자고 놀고 쉬며 우다다까지 하는 고양이들이 있다.
우리 동네 전원고양이들이다.
녀석들은 하루종일 이 잔디마당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그렇다고 이 녀석들이 집고양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엄연히 녀석들은 길고양이다.
길고양이가 이렇게 느긋하게 놀고 먹는 곳이 또 있을까.
그래서 나는 이곳을 ‘길고양이의 작은 천국’이라 부른다.
10여 마리가 넘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집주인 할머니는 벌써
1년 넘게 이 녀석들을 보살펴오고 있다.
그동안 이곳에서는 집안의 남은 음식,
이를테면 어묵과 생선, 빵, 심지어 고구마까지 먹여왔는데,
그것이 충분할 리가 없다.
그 사정을 아는지라 나는 지난 4월
이곳에 사료 두 포대를 전해 주었고,
며칠 전에도 또 한 포대를 전해주었다.
전원고양이를 돌보는 할머니 또한
이 녀석들에게 먹일 먹이 걱정이 가장 크다고 했다.
워낙에 수가 많다보니 늘 먹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마당 식구들은 자꾸만 늘어가고 있다.
그래서 할머니는 최근 녀석들의 중성화수술을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비용도 비용이지만
할머니가 이 많은 녀석들을 포획하고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아 난감해하고 있다.
할머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잔디밭을 점령한 고양이들은
걱정 없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낮잠을 자고, 그루밍을 한다.
고래고양이는 버젓이 화초를 심은 화단을 가로지르다
할머니에게 “아이 고 녀석 화단 밟지 말랬잖아!” 꾸중을 듣지만,
녀석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들마루에도 고양이,
항아리 아래도 고양이,
개집 속에도 고양이다.
어떤 고양이는 전원고양이답게 물조리개를 손에 꼭 쥔 채 잠이 들었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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