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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22 내가 받은 최고의 집들이 선물 11
내가 받은 최고의 집들이 선물은?
오랜 옛날에는 이사를 할때 가장 먼저 가마솥을 떼어내고
가장 먼저 부엌에 가마솥을 걸었다.
이때 불씨를 보관하던 ‘화티’에서 씨앗불을 꺼내 꺼뜨리지 않게 옮겼다.
이런 전통은 현대에 이르러 집들이 때 성냥이나 초를 선물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재물과 가세가 불처럼 일어나라는 의미다.
물론 이것도 요즘에는 다시 휴지나 세제, 화분 등으로 대체되었다.
오래 전세살이를 하다보면 이사 때마다
집들이 선물로 들어온 휴지나 세제가
잔뜩 쌓이게 마련이다.
일이 술술 잘 풀리라고 휴지를 선물하고,
액운을 씻어내고, 가세가 거품처럼 일어나라고 세제를 선물한다지만
집들이를 할 때 틀에 박힌 휴지나 세제를 받는 기분은
그다지 달갑지만은 않다.
주변에 집들이 이야기가 나온 김에 각자 최고의 선물을 뽑아보았더니
쌀이라고 대답한 친구도 있었고,
술이라고 답한 친구도 있었고, 솔직하게 현금이라고 말한 친구도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받은 최고의 집들이 선물은?
소화기다.
불을 피우는 성냥도 아니고 불을 끄는 소화기 맞다.
사는 동안 아직까지 집에 불이 난적은 없지만,
소화기를 선물로 받고는 내심 든든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가정용 소형 소화기에 불과하지만,
볼수록 참 괜찮은 집들이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 Slow Life::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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