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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5.20 철창에서 풀려난 고양이 36
다시 찾은 자유
지난 주 <철창에 갇힌 고양이>를 올린 적이 있다.
며칠째 철창에 갇혀 답답한 생활을 하고 있는 봉달이와 덩달이의 이야기였다.
철창에 갇힌 지 열흘이 넘어
드디어 두 녀석이 풀려났다.
이거 두부라도 한 모 사다가 먹여야 하나.
철창에서 풀려나 오랜만에 맡보는 야생의 공기, 평화로운 휴식.
정말 다행이다.
구속 억압 감금 통제는 고양이에게도 엄청난 스트레스고 상처였을 것이다.
두 마당고양이를 키워온 집사 또한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마당의 화단과 텃밭에 씨를 뿌리고 모종을 내서
고양이가 그것을 파헤칠까봐 염려한 듯하다.
쇠뜨기밭 애기똥풀꽃이 핀 수풀 사이를 거니는 봉달이(위)와 덩달이(아래).
멀리서 내 모습을 발견하자
봉달이와 덩달이는 예전처럼 앙냥냥거리며 잰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지치고 의기소침해 있어서인지
아직은 예전처럼 활달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래도 다시 찾은 자유가 좋긴 좋은 모양이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덩달이(위). 바위에 앉아 마을을 내려다보는 덩달이(아래).
녀석들은 내가 있든 없든 상관 없이
애기똥풀이 피어 있는 쇠뜨기밭 수풀을 헤치며 평화롭게 돌아다녔다.
오래 전 기차가 다니던 폐철길까지 올라가
발라당을 하고 우다다를 했다.
폐철길에서 우다다를 하다 말고 발라당을 선보이는 봉달이(위). 멀리서 내 모습을 발견하고 나에게 걸어오는 봉달이와 덩달이(아래).
봄인데도 한낮에는 여름 날씨와 다름없어서
녀석들은 잠깐 놀고 돌아다니다
소나무 그늘 바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루밍을 하며 쉬었다.
바람에 실려오는 라일락과 꽃사과 향기를 맡고
비 그친 뒤의 맑게 개인 하늘과
하늘에 뜬 구름 몇 점도 질리도록 구경했다.
모를 심기 위해 물을 댄 무논을 따라 논두렁을 걷고 있는 봉달이.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 꽃그늘 아래서 오랜만에 느긋한 식사도 즐겼다.
봉달이는 너무 오래 갇혀 있어 몸이 근질근질하다며
모를 심기 위해 물을 댄 무논을 따라 논두렁을 한바퀴 돌았고,
금낭화 매발톱 꽃창포가 한창인 이웃집 화단을 찬찬히 구경하였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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