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뚜레'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5.17 쟁기질이 닮았네, 티베트와 우리 10

쟁기질이 닮았네, 티베트와 우리

|

쟁기질이 닮았네, 티베트와 우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티베트 망캄 가는 길의 빠라마을에서 만난 겨리쟁기질. 우리나라 겨리쟁기질과 너무 똑같다.

티베트 산중의 밭갈이를 보면 척박한 우리나라 산중의 겨리쟁기질(두 마리의 소가 쟁기를 끄는 것)과 너무나 똑같다. 다른 나라의 쟁기질도 우리와 크게 다를 것은 없지만, 이건 거의 쟁기질의 비슷함이 옆동네 수준이다. 두 마리의 소를 봇줄에 매어 앞세운 모습이나 두 마리의 소를 긴 멍에로 묶은 것은 물론 코뚜레의 모양과 쟁기의 생김새까지 너무나 흡사한 모습이다. 두 마리의 소를 앞세우고 농부는 뒤에서 쟁기 손잡이를 밀며 따라간다. 남자가 들판을 갈아엎고 나면, 여자는 나래(흙덩이를 고르는 도구)로 흙덩이를 으깨며 고랑을 고른다. 이 나래의 생김새도 우리의 나래와 놀라울 정도로 똑같다. 티베트인들은 소나 야크를 가축 이상으로 여기고 있는데, 이는 우리가 소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강원도 홍천군 내면 율전리의 겨리쟁기질. 겨리는 소 두 마리가 끄는 쟁기질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쟁기는 호리쟁기와 겨리쟁기로 나뉘며, 호리는 소 한 마리가, 겨리(돌이 많은 거친 밭을 갈 때 쓰였다)는 소 두 마리가 끄는 쟁기를 일컫는다. 과거에는 겨리도 흔하게 보는 쟁기였지만, 논밭이 좋아진 지금은 대부분 호리를 쓰고 있다. 사실 쟁기는 우리에게 있어 단순히 밭가는 농기구만은 아니었다. 옛말에 남자는 쟁기질을 잘해야 장가간다고 했으니, 쟁기는 과거 농부들의 목숨과도 다름없었다. 시인 박운식은 <쟁기>라는 그의 시에서 “먼 곳을 보고 쟁기질을 해야지/이랑이 똑바른 거여/코앞만 보고 쟁기질하니/저렇게 꾸불꾸불하지”(<쟁기> 중에서)라며 쟁기질을 인생에 비유한 적이 있다. 이랑이 구불구불해졌다고 쟁기를 탓해서도, 소를 탓해서도 안 된다. 구불구불 제멋대로 쟁기질한 건 바로 자신이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And
prev | 1 |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