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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28 할머니 품이 너무 좋아요 23

할머니 품이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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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품이 너무 좋아요




길고양이는 엄연히 영역동물이지만,
그 영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유연하다.
경계는 있되, 출입은 허하노라, 같은...
과거 대가족을 이루어 살던,
무려 11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살던 축사고양이는
축사가 철거되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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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왔다고? 우왕~"

새로운 영역을 분양 받아 떠난 것인지
기존의 ‘나와바리’를 헤집고 들어가 한 자리 차지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들 어디선가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을 것으로 보인다.
축사고양이 중 가만이와 여리만이 축사 인근 돌담집에 남았다.
사료배달을 하는 나로서는
결국 돌담집을 급식소로 정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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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이곳에 새로운 급식소가 문을 열자
가까운 곳으로 분가를 한 대모와 미랑이는
이따금씩 이곳을 찾아와 허기를 달래고 간다.
다른 축사냥이 식구들이 축사를 떠난 뒤, 얼굴 한번 볼 수 없는 것에 비해
대모와 미랑이는 가끔씩 돌담집에서 만나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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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보고 싶었어요. 하늘만큼 땅만큼."

그래서일까.
가만이가 낳은 카오스 녀석도 여리가 낳은 아기 노랑이도
할미냥인 대모를 알아보고 살갑게 군다.
특히 여리네 아기 노랑이는 할미냥을 유난히 잘 따르는 편이다.
나뭇더미 인근에서 놀다가
할미냥이 벽돌담 위로 걸어오면
어떻게 알고는 부리나케 나뭇단을 올라 담장으로 뛰어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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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오늘은 오래오래 놀다 가세요. 요즘 엄마도 자주 집을 비워서 심심하단 말예요."

그리고 할미냥 얼굴에 코를 부비거나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다.
“할머니 가슴이 젤루 따뜻해!”
그냥 인사치레가 아니라
한참이나 할미냥이 좋다고 몸을 부비고 재롱을 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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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품이 좋아요. 아 따뜻해!"

언제나 무뚝뚝한 할미냥은 그런 손주 고양이가 귀여워
흐뭇하게 바라보곤 한다.
재롱을 부리는 손주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흐뭇한 풍경!
오늘도 여리네 아기 노랑이는 모처럼 찾아온 할미냥이 반갑다고
한참이나 그렇게 할미냥 품에서
얼굴을 문지르며 가슴을 파고든다.

* 강은 흘러야 하고, 숲은 우거져야 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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