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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3.30 황혼녘 금빛으로 물든 고양이 26
황혼녘 금빛으로 물든 고양이
저녁의 황혼이 개울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굽이치는 냇물의 수면 위로 금빛 햇살이 별조각을 뿌린 듯 반짝거린다.
황혼이 물든 하천 바위자갈밭을 고양이 한 마리가 걸어간다.
노랑둥이 재미다.
논두렁에서 식사를 마치고 녀석은 배수구를 지나
하천으로 내려왔다.
가만보니 이 녀석 물을 마시러 왔다.
봄이 되면서 하천의 얼음이 녹고, 상류 계곡의 눈 녹은 물도 흘러내려
냇물의 수량은 겨울보다 부쩍 늘었다.
황혼녘의 개울가를 걸어 재미는 물웅덩이 하나를 차지한 채 물을 마신다.
물을 마시는 녀석의 등 뒤로
금빛 햇살은 물살에 부딪혀 찬란하게 부서진다.
금빛으로 물든 물살과 금빛으로 물든 고양이.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황홀한 풍경이다.
황혼녘 개울가에 앉아서 나는 그것을 보았다.
금빛으로 물든 고양이가 금빛으로 물든 냇물을 마시고
금빛 속을 걸어가는 풍경을.
반짝반짝 빛나는 풍경을.
지금 내 눈 앞을 걸어가는 고양이에게는 고단함의 그림자도 없다.
묘생의 서글픔도 없다.
다만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날 지경이다.
뒤늦게 배수구를 빠져나온 대모 녀석도
천천히 하천가를 거닐어 금빛 물살 반짝이는 풍경 속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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