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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도 점프 실루엣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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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도 점프 실루엣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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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의 실루엣은 언제나 빛이 오는 방향에 존재한다.

그것의 정보와 특성은 빛이 강할수록

강한 실루엣을 만들어낸다.

가령 황혼 무렵의 낙타는 석양에 의해 단순한 형태로 거듭난다.

그것은 커다란 눈과 털과 냄새나는 몸으로서의 낙타가 아닌

실루엣 그 자체만으로 강렬한 낙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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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 속도를 약간 낮추면 실루엣의 궤적까지 표현되지만, 피사체의 선명함은 약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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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루엣으로 찍은 사람은 익명성이 보장된다.

그가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는 찍는 자가 아니면 가늠하기 어렵다.

이건 실루엣 찍기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얼굴과 출신성분이 드러나지 않음으로써

찍히는 자는 보다 용감하고, 보다 과감한 행동을 감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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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욱 그냥 실루엣이 아닌 점프 실루엣인 경우

찍히는 자의 포즈는 한껏 다양해지고 한껏 과격해진다.

그것은 한낮의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삼지 않아도 좋다.

오히려 하늘의 빛깔이 멜랑꼴리해지는 석양을 배경으로 뛰어오르는 것이

훨씬 매력적인 실루엣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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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체가 물고기처럼 뛰어오른다. 새처럼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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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찍는 자의 고충은 찍는 자의 몫이다.

찍는 자가 한껏 엎드릴수록

찍히는 자는 한껏 날아오른 것처럼 보인다.

설령 찍히는 자의 점프가 보잘 것 없더라도

찍는 자의 기술과 자세에 따라

찍히는 자의 실루엣은 보다 그럴듯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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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군무.


어차피 실루엣은 신변이 보장된 배경이 바탕이므로

찍히는 당사자는 보다 용감해질 필요가 있다.

새처럼 날아오르거나 물고기처럼 뛰어오르거나

공중의 발레, 하늘의 요가, 허공의 이단옆발차기,

황혼의 군무, 지평선 멀리뛰기...

실루엣이 무엇이든 가능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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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도를 약간 높이고 자동초점에 맞춘 뒤,

엎드린 자세에서 피사체의 뛰어오르는 순간을 포착하는

기술적인 문제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배경과 느낌이며,

피사체의 용감무쌍한 고난도 몸던지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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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일반적인 점프 사진. 실루엣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장난스럽게 순간을 즐기다보면

순간의 미학은 바로 저 배경 속에서 펼쳐진다.

굳이 작품을 만들어 보려는 생각을 버리고

가볍게 셔터를 누르다보면

어느 새 실루엣의 단순하고 강렬한 미학이

그 안에 들어와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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