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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21 숨이 멎을듯 아름다운 물방울 풍경

숨이 멎을듯 아름다운 물방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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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물방울 세계 4: 마음을 멈추고 다만 바라보라




이건 그냥 빗방울이거나 물방울일 뿐이다.

이건 그냥 작은 빗방울이거나 더 작은 물방울일 뿐이다.

이건 그냥 풀잎에 맺힌 작은 빗방울이거나 줄기에 매달린 더 작은 물방울일 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눈부시게 투명하고, 숨막힐 듯 고요하며

이유없이 아름답다.




“비는 내린다 올라갈 만큼 멀리 올라간

하늘의 구름 뒤에서 시대의 가장 큰 어둠을 뒤집으며

또다시 지상에 내리어 빛의 물방울을 낳는다”

__ 박용하 <비> 중에서




“잎잎이 달린 물방울의 바다 속의 물고기들 속의

가문비나무,

너무 투명해 만질 수 없다.

흐른다 쉼없이 흘러가는 물의 꽃나무들”

__ 박용하 <비 오는 날 굴성의 식물들은> 중에서




하늘은 바다와 습한 곳들을 물펌프질해

메마른 땅위에 숱한 물방울을 퍼붓는다.

수평의 들판에 전속력으로 내리는

수직의 비.

어느덧 공중에는 비의 숨결이 가득하다.




어느덧 땅위에는 빗방울의 냄새가 가득하다.

속력을 다해 떨어진 빗방울은 이제

속력을 잃고 안착해 있다.

그것은 속도의 저쪽에서 이제

느긋하게 풀잎 위를 굴러내리거나

줄기 끝에 매달려 있다.




물방울 속엔 온갖 풍경이 살다 간다.

아침의 잡목숲이 그 안에 있고,

부들과 억새 무리가 다 그 안에 있다.

그 안에서도 꽃 피고 새 운다.

그 안에서도 구름은 흘러가고

세상은 잠시 멈춘다.





발길을 멈추고,

아니 “마음을 멈추고 다만 바라보라”

물방울은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지만,

마음이 물방울의 소리를 듣는다.

그것은 대부분 알아들을 수 없는

자연의 소리지만,

물방울을 보는 동안만이라도 마음은

맑은 물방울에 씻겨진다.




“은쟁반에 가득 담아 아가옷 지어 볼까~~

색실에 곱게 끼워 엄마 목걸이 만들까”라는

어디선가 이슬을 노래한 동요가 흘러나오듯

이슬이거나 빗방울을 보는 동안만은

물방울만큼 맑아진다.




물방울의 매력은

아무래도 원형의 힘에 있는 듯하다.

과학적으로 그것은 미세먼지와 빗물

혹은 대기중의 습기가 합쳐 만들어낸 합작품이지만,

수없이 많은 물방울은

수없이 많은 동그란 꿈이다.

수없이 많은 원형의 세계다.




나는 그것을 본다.

조랑조랑 매달린 물방울이거나

초롱초롱 굴러다니는 빗방울을.

그 안에 살다 가는 무수한 풍경을.

마음을 멈추고 다만 바라본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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