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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13 고양이 연탄 사용법 18

고양이 연탄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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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연탄 사용법




가만이네 아기고양이 연탄더미에 올라가 있다.
아직 때지도 않은 까만 연탄이다.
한창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
가만이네 식구와 여울이는 벼가 웃자란 논바닥으로 기어들어가
더위를 피하곤 했다.
물기 머금은 논바닥이 시원하게 체온을 식혀주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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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곤노곤 아, 연탄침대! 돌침대 안부러워요."

하지만 한바탕 소나기가 오거나
집중호우가 내리고 나면 고양이들은 논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빗물이 고인 논에 물이 다 빠질 때까지는
다른 피서지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녀석들이 대안으로 찾아낸 곳이 바로 연탄더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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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연탄침대에만 올라오면 막 졸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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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녀 밑 그늘에 쌓인 연탄은
한낮의 열기에 달궈진 시멘트 바닥보다 훨씬 시원한 편이다.
특히 아기고양이들에게 연탄더미는
훌륭한 침대이고 캣타워다.
녀석들은 이 연탄침대 위에서 노곤하게 낮잠을 자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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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습하고 더운 여름은 언제쯤 끝날까요? 그 때까지 잘 견딜 수 있을까요?"

그러다 사람이라도 가까이 접근하면
재빨리 연탄더미 뒤로 숨는다.
연탄더미가 임시 은신처 노릇도 하는 것이다.
반면에 가만이와 여울이는 연탄더미 위보다는
뒤란으로 이어진 골목의 그늘을 선호한다.
아무래도 층층이 쌓아올리기는 했어도
다 큰 고양이가 올라다니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여기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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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린 연탄처럼 생겨서 안 올라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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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히 뛰어올랐다가 쌓아올린 연탄이 와르르 무너지거나
바닥에 연탄이 떨어져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아기고양이들에게는 문제 없다.
가슴의 하얀 솜털이 시커멓게 되든말든
발바닥이 곰발바닥이 되든말든
녀석들은 오늘도 연탄더미 위에서 이 습하고 더운 여름을
열렬하게 견디고 있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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