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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암, 그 쓸쓸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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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암, 그 쓸쓸함에 대하여


지리산 약수암은 외롭다.
지리산 약수암은 적막하다.
그저 쓸쓸하게
그냥 거기에 있다.
배경처럼 그림자처럼 있는듯 없는듯
그렇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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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에서 걸어서 한시간 남짓한 산 중턱에 쓸쓸한 약수암이 있다. 유명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남원시 산내면 실상사에서
산길을 걸어 한시간 남짓 올라가면
거기 고요함 속에 자리한
약수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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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암 약수의 맑은 물.

암자 들머리에 달고 시원한 약수가 솟아난다고 해서
약수암이다.
산중 암자의 물맛이 맛있기는 매한가지지만,
약수암의 물맛은 조금 유난떨자면, 하늘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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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암의 약수 한 모금, 뼛속까지 시원하다.

약수 앞에는 두 개의 돌확을 놓았는데,
상상하는대로 첫 번째 돌확은 물 마시는 곳이고,
두 번째 돌확은 심신을 씻는 곳이다.
이 약수를 맛봐야 약수암 구경도 제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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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외롭고 적막할 뿐인 약수암. 구경꾼 하나 없다.

약수암은 작고, 금세 구경이 끝나는 심심한 암자이다.
그러나 본디 암자란 구경하자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구경보다 돌아보자고 있는 것이며,
여행이 아니라 수행하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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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암을 지키는 진돗개.

실상사에 속한 암자인 약수암에는
보물 제421호로 지정된 약수암 목조탱화도 보관돼 있다.
이곳의 탱화는 천이나 종이에 그린 그림이 아니라
나무에 조각한 탱화로 유명하다.
그러나 내 눈엔 보물로 지정된 탱화보다
약수암에서 보는 새벽 노을이 만든 하늘의 탱화가 더 감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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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암에서 바라본 새벽 노을. 하늘의 탱화.

한참을 새벽 노을 구경하다가
해가 구름 사이로 빠져나온 뒤에야 나는
산을 내려간다.
동 트기 전에 올라와 동이 트자 암자를 내려간다.
왔다 간 흔적 없이 그렇게 나는
약수암을 내려간다.

* 그래야 한다면 그래야 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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